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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수사영화: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기간: 2008.01.02.수 ~ 02.28.목 |장소: 시네마테크KOFA 2관

추리/수사영화: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대표 이미지

초기의 추리 장르는 미해결의 사건을 둘러싸고 미지의 세계로 탐사해 들어가는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원시’의 공간을 개척해나가는 식민 주체의 시선이기도 하고, ‘비천’한 여성적 공간으로 들어서는 남성 주체의 공포 섞인 성장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셜록 홈즈가 영국의 식민지 경영이 한창이던 1887년에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런 측면에서 <불나비>나 <흑진주>, <속눈섭이 긴 여자> 같은 추리 장르영화가 60년대 후반에 자주 보인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합니다. 알프레드 히치콕과 같은 서구의 영향을 받은 탓도 물론 있었겠지만 이 영화들이 연출하는 음산한 분위기는 단순히 할리우드의 아류작들로 폄하할 수 없는 독특한 아우라가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경부고속도로가 깔리고 전방위적인 개발에 돌입하던 당시 한국 사회에서 서울과 非서울, 근대화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격차가 만들어낸 무엇인가가 아닐까 추측하게 합니다.
한편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중반까지의 수사 장르는 반공영화의 경향을 띠기도 합니다. 이는 이언 플레밍의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냉전시대의 산물이듯이 한국에서도 분단 상황이 수사 장르의 중요한 무대였음을 보여줍니다. 반공 검사 오제도를 주인공으로 인기를 모아 5편까지 제작되었던 <특별수사본부> 시리즈나 의문의 살인사건을 간첩의 소행으로 풀어내는 <심야의 방문객>에서 그러한 면모를 잘 볼 수 있습니다. 김성종 원작 추리소설을 영화로 옮긴 <최후의 증인>은 그런 설정을 취하되 이를 성찰적으로 바라보는 명작입니다. 70~80년대를 풍미했던 수사 드라마 <수사반장> 시리즈의 특집편 두 작품을 포함, 두 달 동안 총 16편의 추리/수사영화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o 기간: 2008.1.2(수)~2.28(목) 매주 수~목 오후 3시, 8시
o 장소: 시네마테크 KOFA 2관
o 관람료: 무료
* 상영작품과 일정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