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FA 컬렉션

1950년대외화전단컬렉션

<로마의 휴일> <길> <자이언트>, 전단으로 보는 1950년대 외화들

전단은 요즘도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영화 홍보 수단 중 하나이고, 이는 일제강점기나 1950-60년대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만 1950년대 전단은 그 분량에 있어서 오늘날의 전단과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날 전단이 A4 정도의 얇은 종이 한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이 시기 영화전단은 대개 접지로 되어 있었으며, 많을 경우 2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구성을 자랑합니다. 전단의 사이즈, 구성, 편철 역시 매우 다양했습니다. 여기에는 영화의 감독과 배우에 대한 소개, 영화제작의 뒷이야기, 영화에 대한 평가와 리뷰, 줄거리 소개, 심지어는 주제가 악보까지 해당 영화에 대한 흥미롭고 가치가 높은 정보들을 담고 있는데, 대개 수입의 경유지였던 일본의 디자인과 정보를 번역한 것이었습니다.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외화 전단들

이번 컬렉션에서 소개하는 자료는 1950년대(정확히는 1952년~1960년) 수입된 외화전단 199건입니다. 2007년부터 2015년 사이 이재찬, 김종규, 김민웅, 최영도 님 등으로부터 기증받은 자료들입니다. 2018년 디지털 스캔을 진행한 후 온라인사료관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수입규제가 강하게 진행되어 한 해 25-80편 내외로 수입되었던 1960-80년대와 달리, 1950년대는 매년 외화가 100-200편 수입되었습니다. 게다가 한국영화의 제작편수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보니, 1950년대는 가히 외화의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중 이번에 공개될 전단에는 <로마의 휴일>(1953년 제작, 1955년 국도극장 개봉), <자이언트>(1956년 제작, 1957년 국제/수도극장 개봉), <쿼바디스>(1951년 제작, 1955년 국도극장/단성사 개봉), <아가씨와 건달들>(1955년 제작 1960년 아카데미극장 개봉), <현기증>(1958년 제작, 1959년 아카데미극장 개봉), <셰인>(1952년 제작, 1956년 단성사 개봉)과 같은 오늘날까지도 영화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할리우드 영화와 아울러, <길>(1954년 제작, 1957년 명보극장 개봉), <하녀>(1954년 제작, 1956년 국도극장 개봉), <쓰디쓴 쌀>(1949년 제작, 1957년 시네마코리아 개봉)과 같은 당시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탈리아 영화, 루이 말의 <사형대의 엘리베이터>(1958년 제작, 1959년 아카데미극장 개봉), 로베르 브레송의 <소매치기>(1959년 제작, 1960년 을지극장 개봉)와 같은 초기 프랑스 뉴웨이브 영화도 포함되었습니다. 록 허드슨, 제임스 딘, 엘리자베스 테일러, 오드리 헵번, 장 가방, 데보라 커, 존 웨인과 같은 당대 최고 배우들의 사진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음은 물론입니다. 

 
 

각각의 전단 소개 페이지에는 오영숙, 이길성, 박선영, 이화진, 석지훈, 김승경 등 영화사 연구자들이 쓴 개별 영화에 대한 정보와 해제가 첨부되어 있습니다. 해당 영화들의 원제 및 개봉일과 극장, 당시 한국에서의 반응, 재미있는 영화의 뒷이야기 등 연구자들이 제공하는 풍부한 정보와 함께 전단들을 살펴본다면 당시 영화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난 100년 이상의 한국영화사를 돌이켜볼 때, 수입 외화는 한국영화 이상으로 당대 대중들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영화사 연구나 서술에서 소외되다시피 했습니다. 인식과 관심의 부족 외에도 이 주제에 대한 제대로 된 자료나 통계가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자료들은 외화의 수용사라는 매우 중요한 주제에 대한 연구의 시발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향후에도 영상자료원은 외화와 한국영화 전단을 지속적으로 공개해나갈 예정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영화전단은 한국영상자료원이 운영하는 KMDb의 온라인사료관에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https://www.kmdb.or.kr/history/main) 또한 첨부된 파일을 다운하시면 서비스 전단의 목록과 주요 정보, 영화별 전단 원문 서비스 링크를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영화 사료관에서는 전단자료 외에도 잡지자료, 원로영화인의 구술채록문, 영상자료원 발간물, 한국영화연감 및 각종 자료집, 영화 관련 공문서 등 영상자료원이 보존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사료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 기획·진행:조준형(연구전시팀) 
- 해제원고: 오영숙, 이길성, 박선영, 이화진, 석지훈, 김승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