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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지붕밑
조흔파의 <골목 안 사람들> 원작을 김지헌이 각색, 신상옥 제작과 이형표의 세련된 연출로 완성된 수작 코미디. 한 골목 안에 사는 사람들이 빚어내는 일상의 풍경이 흑백 시네마스코프 화면을 통해 정감 있게 그려진다. 한의사 김승호, 관상쟁이 허장강, 복덕방 주인 김희갑 그리고 한의사 딸 최은희, 산부인과 의사 김진규, 한의사 아들 신영균, 술집 여주인 황정순의 딸 도금봉 등 당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연기를 함께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삼복더위의 거리에서 흰 반소매를 입은 배우들의 입에서 나오는 하얀 입김은 당시 촬영의 한계이나 “세련된 연출의 희극가작”(조선611221)으로 평가받은 흐뭇한 코미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