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이장호 감독의 <바보선언>이 성공한 후 그에 영향을 받아 기획된 작품이지만 김기영 감독은 그와 전혀 무관하게 자신만의 로드무비를 만들어냈다. 주인공인 두 사내는 갓 올라간 63빌딩 앞에서 가짜 참새를 구어 팔면서 도시의 매끈한 외관과 하층계급의 빈곤한 삶의 대비를 연출하고, 물을 먹여 살찌우는 소 사육장 앞에서 인간이 낳은 공해와 폭력을 고발한다. 교통사고를 당해 정신병원에 입원한 광식(배규빈)은 동료환자 홍익(김병학)을 설득하여 병원을 탈출한다. 여러 사건을 겪다가 광부가 된 그들은 작업반장(김인문)의 면도사 딸 석호(엄심정)를 만나 토끼섬 건설을 위해 남해의 무인도로 향한다. 그러나 섬으로 출발하기 직전에 광식은 토끼섬은 정신착란자의 환상이라 판단하여 석호와 함께 도망친다. 버려진 홍익은 절망을 느끼나 정신병으로 아들을 죽게 한 주막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합세하여 무인도를 향해 나룻배를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