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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로그램

하녀

The Housemaid

감독: 김기영 출연: 김진규,주증녀,이은심
1960년 108분 디지털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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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관객과의 대화 : 6월 26일(목) 20:00 1관 - 김진아(감독) (두번째 사랑)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비에 흠뻑 젖은 채 창 밖에 서서 방 안을 훔쳐보는 여자.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불길하게 눈을 번득이며 집안을 들여다보는 여인의 모습은 한 밤의 악몽에 다름 아니다. 이층집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불륜과 살인. 비틀린 욕망이 불러온 한 중산층 가정의 파국과 몰락을 다룬 1960년작 <하녀>는 자타가 공인하는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이자 이후 꾸준하게 반복되며 특유의 스타일과 주제를 결정지은 작품이었다. 욕망의 화신과도 같은 여성들과 성적, 경제적으로 무능한 가장의 대조, 그 속에서 몰락해가는 중산층 가정의 모습은 10년을 주기로 <화녀>(1971) <화녀 82>(1982) 등으로 재창조되었고 비슷한 소재의 <충녀> <육식동물> 등으로 변주되었다. 이른바 ‘금촌살인사건’이라 불리던 실화를 소재로 한 <하녀>는 개봉 당시 40일이 넘는 상영일수 동안 2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당시 최고 흥행작이기도 했다.
세트에서 촬영, 조명 등 영화 전체가 감독의 치밀한 통제 하에서 이루어진 영화는 특히 계단을 중심으로 1, 2층으로 놓인 이층집의 기괴한 미장센과 불협화음이 관객에게 극도의 긴장감과 공포를 선사한다. 영화에서 ‘하녀’는 가족 내에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가부장제의 질서와는 무관한 존재로 등장한다. ‘길들여지지 않은’ 하녀에 대한 공포는 집에 도착한 첫날 부엌에서 쥐를 잡는 하녀의 모습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특히 영화는 1960년대 급격한 산업화의 과정에서 변화하던 사회와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공포를 담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산업화를 통해 대대적인 이농현상으로 도시로 올라온 여성들은 하녀, 식모, 여공 같은 새로운 노동력을 형성하게 되었는데, 영화에는 이렇듯 새롭게 유입된 노동력에 대한 중산충의 불안과 잠재적 공포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원시성 가득한 눈빛으로 한국영화사상 가장 그로테스크한 여성 캐릭터인 ‘하녀’를 연기했던 이은심은 이 영화에서의 존재감이 너무 컸던 이유로 이후 특별한 역을 맡지 못하고 사라진 비운의 배우가 되기도 했다. 김기영 감독의 10주기를 기념한 이번 전작전의 개막작으로 상영되는 <하녀>는 마틴 스콜세지의 세계영화재단((World Cinema Foundation)의 후원으로 한국영상자료원이 디지털 복원한 버전이다. 2008년 깐느 영화제에서 상영된 후 이번 전작전을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관련 프로그램 및 상영일정
  • 2008.06.20.금 19:00 시네마테크KOFA 1관 E

  • 2008.06.22.일 17:00 시네마테크KOFA 1관 E

  • 2008.06.26.목 20:00 시네마테크KOFA 1관 GV 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