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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도
Yang san Province
데뷔작 <주검의 상자>에 이은 두 번째 장편으로 현재 남아있는 감독의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북한에서 전해지는 오랜 전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양반의 횡포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담았다. 감독에 의하면 “서울 시내에서 몇 번이고 재상영되었고 전국의 많은 극장이 문을 열게 된” 계기가 된 작품으로 하층민 남녀의 사랑과 양반의 횡포라는 설정은 한국의 전통적인 설화나 신파극에서 익숙하게 다뤄온 것이지만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상징적인 대사와 장면들, 살인이나 성애장면에서의 극단적인 클로즈업 같은 과장된 장면과 인물의 표정 등은 ‘김기영다운’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단연 압권인데, 억지로 양반에게 시집가던 여자가 남자의 어머니에게 칼을 맞은 채, 목 매 자살한 남자의 무덤 속으로 들어가 사랑을 나눈 후 승천한다는 내용. 상상만으로도 놀라운 이 장면은 안타깝게도 필름이 소실되어 확인할 수는 없지만 감독 스스로 여러 인터뷰를 통해 ‘멋진 장면’이라 자랑했던 문제적 장면. 불완전판이지만 <봉선화>와 함께 감독의 초기 세계를 확인하는 단초라는 점에서 영화사적으로도 중요한 작품이다. 비운의 여인 옥란을 연기한 김삼화는 당시 천재무희로 불렸던 인물로 이 영화를 통해 영화계에 데뷔했으며 한국영화의 아버지, 김승호 역시 이 작품을 통해 본격적인 영화 활동을 시작하였다.
2008.06.22.일 14:00 시네마테크KOFA 1관 E영어자막
2008.06.26.목 16:00 시네마테크KOFA 2관 E영어자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