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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좋은 경험

An Experience to Die For

감독: 김기영 출연: 윤여정,현길수,김병학
1990년 98분 3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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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김기영 감독이 세상에 남긴 공식적인 마지막 작품. 1971년 <화녀>로 스크린 데뷔한 윤여정의 주연작으로 남편에게 배신당한 여자와 교통사고로 아들을 숨지게 한 남편을 증오한 나머지 살해하려는 두 여인의 연대 혹은 배신을 담았다. 완성 후에도 ‘후지다’는 감독 자신의 판단으로 공개되지 않다 감독 사후에 발견돼 알려진 것으로도 유명한데,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이번 전작전이 첫 상영이다. 이전까지의 김기영 영화 속 여성들이 주로 한 남성을 사이에 두고 파괴적인 투쟁을 벌여왔다면 흥미롭게도 여기서는 동일한 목적을 공유한 여성들의 연대가 등장한다. 두 여인을 연대케 하는 것은 자신을 배신했거나 혹은 아들을 죽인 남성에 대한 증오와 복수, 그리고 아이를 가질 수 없거나 아이를 잃은 데서 오는 결핍이다.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여인은 남편이 정부의 강요로 정관수술을 했기 때문이며, 아이를 잃은 여인은 젊은 남자와 끊임없이 잠자리를 갖지만 또 다시 아이를 가질 수 없다. 결국 이들의 연대는 남편을 공유하는 기이한 형태로 나아가지만 동시에 그것은 두 여인의 연대를 붕괴시키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여전한 문어체 대사와 논리의 비약, 비상식적인 이야기의 전개, 과장된 연기는 90년대의 한국영화 화법에서는 시대착오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여성 관계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성관계를 맺을 때마다 들려오던 격렬한 말발굽 소리, 하얀 조명이 비치는 침대 위에서 벌이는 정사 장면 등 여전히 김기영 다운 장면들을 만날 수 있는 것 역시 감독의 팬이라면 반가운 일일 것이다.

관련 프로그램 및 상영일정
  • 2008.06.25.수 16:00 시네마테크KOFA 2관

  • 2008.06.29.일 19:00 시네마테크KOFA 2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