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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로그램

이어도

I-eoh Island

감독: 김기영 출연: 이화시,김정철,박정자
1977년 110분 3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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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이청준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밀실의 공포를 주조하는 데 있어 달인이었던 김기영 감독의 <이어도>는 그 배경을 ‘고립된 섬’으로 확장시킨 작품. 관광회사의 마케팅 상품으로 뭍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 미지의 섬 ‘이어도’와 그에 얽힌 저주가 이 영화의 중심 소재다. 관광회사 기획부장인 선우현(김정철)은 제주도에 관광호텔을 건설하는 첫 선전으로 이어도에 대한 캠페인을 벌임과 동시에 이어도의 실존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이어도 탐색 관광선을 출항시킨다. 취재기자 천남석(최윤석)의 죽음에 책임을 느낀 선우현은 천기자의 집이 있는 작은섬 파랑도를 찾아가는데, 그 섬의 술집작부(이화시)는 독신이었던 천기자에게 비밀의 애인이 있었다고 귀띔해 준다. 선우현에게서 천기자의 실종 최후의 상황을 전해들은 그녀는 선우현이 체험한 기이한 현상을 자신은 전적으로 믿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어도에 빨려 들어간 사람들을 모시는 사당이 있으니 천기자의 명복을 빌어 주자고 한다. 거세를 상징하는 저주의 테마와 샤머니즘으로 채색된 이 원시적 공간은 도시에서 농촌으로, 도심에서 외곽으로 끊임없이 식민화해가는 자본주의적 근대에 대한 저항을 보여준다. 첨단 문명을 상징하는 호텔자본과 관광선, 과학적인 양식업 등은 이어도로 가는 관문인 파랑도라는 여성적 공간 앞에서 모두 난파한다. 이 공간을 지배하는 샤머니즘과 그 집행자인 영매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는 과학과 이성을 앞세운 남성적 근대를 무력하게 만들어버린다. ‘전통’을 향수할 무엇인가로, 과거의 풍경으로 멀찍이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공포로, 작금의 신념과 토대를 허물어 들어오는 공격적인 무엇인가로 만들어놓으면서 <이어도>는 전통과 근대의 투쟁을 현재화한다. <이어도>는 지금(박정희 정권의 70년대)의 눈부신 발전 뒤편에서 끊임없이 이를 비웃고 공격하는, 그렇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재로서의 전통을 눈앞에 펼쳐놓는다. 주인공을 맡은 이화시는 오랫동안 대중들 곁을 떠나있었지만 이 작품에 매료된 젊은 영화팬들은 항상 그녀의 근황을 궁금해 해왔고, 2006년 마침내 다시 얼굴을 나타냈다.

관객과의 대화
. 6월 22일(일) 20:00 1관 - 이화시, 최윤석(배우) with 정범식(<기담> 감독)
. 6월 26일(목) 14:00 1관 - 박정자(배우) with 이연호(영화평론가)

관련 프로그램 및 상영일정
  • 2008.06.22.일 20:00 시네마테크KOFA 1관 GV

  • 2008.06.26.목 14:00 시네마테크KOFA 1관 G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