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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키루
生きる (Ikiru)
시청의 시민과장 와타나베 간지는 매일 서류 뭉치를 상대하며 무기력한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암에 걸려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 와타나베는, 지금까지 자신의 일생이 무의미했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저금을 털어 술을 마시고, 술집에서 알게 된 소설가를 따라 파칭코며 댄스홀에도 가 보지만 허무함만 남을 뿐이다. 무사안일한 시청의 일처리 방법에 회의를 느껴 퇴직한 여직원 오다기리를 만난 와타나베는 그녀의 분방한 삶에 매료되고, 무언가를 만들어 보라는 오다기리의 말에 마음이 움직인다. 다음 날, 와타나베는 시청에 복귀하여 시민 공원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죽음을 앞둔 남자가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 낸 휴머니즘 걸작. 시청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근대 관료주의의 무사안일주의와 형식주의에 대한 비판도 엿보이나, ‘살다’라는 뜻의 제목이 암시하듯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에 영화의 전체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각본의 기본 설정은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극중에 이를 암시하는 대사도 나온다.
시청 안의 딱딱한 풍경과 밤거리의 화려한 볼거리들을 대비한 촬영, 일본의 옛 유행가(‘곤돌라의 노래’)와 미국 팝송(‘Too Young’, ‘Come On-A My House’) 등을 적절하게 사용한 음악도 인상적이며, 무엇보다 무기력한 공무원의 모습을 감동적일 만큼 현실적으로 보여 준 시무라 다카시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어두운 공원에서 홀로 그네를 타는 그의 모습은 결코 잊히지 않는 여운을 남긴다.
2010.07.10.토 13:30 시네마테크KOFA 1관 E영어자막
2010.07.16.금 13:00 시네마테크KOFA 1관 E영어자막
2010.07.20.화 19:00 시네마테크KOFA 1관 E영어자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