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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로그램

[실험영화]서울의 유령(들)

감독: 배윤호,전준혁,조민석
2011-2013년 112분 HD
줄거리

서울의 유령(들)
상영작품: 서울역, 층, 사물의 숨겨진 원리

서울역
감독: 배윤호 / 2013, HD, 84분
2011년 8월, 옛 모습으로 ‘복원’된 서울역사에는 ‘문화역서울 284’라는 이름이 주어졌다. 그리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라는 제목의 개관 전시가 열렸다. 하지만 이 복원작업과 연계되어 제작된 최고의 작품 가운데 하나는 당시 전시되지 않았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시될 수 없었다. 그 작품은 이 전시를 지켜본 이후에라야 비로소 성립될 수 있는 것이었다. 배윤호 감독의 84분짜리 다큐멘터리 <서울역>이 이제야 우리 앞에 주어진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제목 그대로 이 다큐멘터리는 서울역(의 복원과정)에 관한 것이지만, 제목이 지시하는 서울역은 이제 더 이상 서울역이 아니다. 지금의 서울역은 저 서울역의 곁에 서 있다. 두 개의 지시대상 사이에서 흔들리는 ‘서울역’이라는 고유명, 그 고유명의 불안정성. 그 불안정한 이름 위로 미끄러지는 영화인 <서울역>을 떠받치고 있는 건 ‘복원’에 관한 다음과 같은 세 개의 판단이다.

* 작품과 관련된 유운성 평론가와 배윤호 감독의 좌담 보기


감독: 전준혁 / 2011, HD, 9분
서울은 시간의 단층이 복잡하게 어우러져 있는 공간이다. 과거-단절-미래의 좌표가 어지럽게 난립한다. 50년대 해방 직후 난잡하게 얽힌 골목들과, 80년대 경제성장의 증거물인 큼지막한 건물들, 그리고 최신의, 최첨단의, 미래의 풍경들이 혼재되어 있다. 그 중에서 서울의 중심인 종로, 하나의 공간 안에 많은 시간의 단층들이 새겨져 있는 종로의 풍경 중에서 내가 주목한 곳은 세운상가 주변의 거리이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 중에 하나인 그 곳의 밤은 마치 영원히 멈춘 듯 보이고 차갑게 죽어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 곳은 죽은 벌레들의 낙원처럼 다채롭다. 내가 전깃줄들의 지붕과 역사의 찢겨진 페이지인 벽들과 자체로 하나의 미로일 수밖에 없는 (운명과 다른 의미에서) 보도블록 사이를 지나갈 때마다, 나는 겹겹이 쌓여있는 층들을 통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곳곳에 숨어있는 작은 표지들의 군무는 그 층들을 지탱하고 그 곳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렇게 정지되어 있기 때문에 흐름을, 그 세밀한 흐름과 호흡을 느낄 수 있는지도 모른다. 나의 표현은 그 거리를 산책하는 첫걸음과 함께 출발했고, 끝내지 않은 채, 모든 변화를 담아내려고 할 것이다.

사물의 숨겨진 원리
감독: 조민석 / 2013, HD, 19분
무엇인가를 추구하며 살고 있는 우리는 무언가 거창한 것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발버둥 쳐왔습니다. 물질적인 풍요를 취하려고도 하고, 사회 안에서 권력을 탐하기도 하고, 신과 같은 입지를 얻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만, 우리가 무엇인가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더 나은 세계가 만들어져 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로부터 길어 올려지는 영화에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 것일까요?

관련 프로그램 및 상영일정
7월_독립영화 기획전 2013.07.11.목 ~ 07.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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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25.목 19:30 시네마테크KOFA 2관 G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