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박물관

한국영화의 모든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보물창고

현재전시

2017년 기획전시 II

시네아스트 김기영 20주기 기념전: 하녀의 계단을 오르다

  • 기간|2017.12.26.(화) ~ 05.19.(토)
  • 장소|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시실

영화감독 김기영.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그는 긴 시간 잊혀졌다가 1997년 국내외 젊은 관객들의 지지를 받으며 화려하게 복권되었다. 그리고 1998년 2월 5일 마치 영화처럼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시점, 이번 기획전은 한국영화사의 가장 독창적인 감독 김기영의 영화세계를 조망하는 것으로 그의 20주기를 기념하고자 한다.

김기영 감독은 그간 표현주의적이고 기괴하며 그로테스크한 세계관의 감독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거나 특유의 문어체 대사를 통해 당대에 대한 코멘트를 하는 등 영화를 통해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또 한 명의 리얼리스트였다. 그는 기발하고 효과적인 미장센을 활용해 욕망과 본능에 충실한 여성상과 남성상을 그리며 그 시대를 영화에 반영했다. 특히 ‘계단’은 그의 영화 속에서 인물들의 신분 차이와 계급 갈등을 시각화하거나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상징하는 미장센 요소로써 활용되곤 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김기영 영화 속 미장센을 직접 체험하거나 영화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등의 어트랙션 측면이 강화되었고, 김기영의 생전 영상과 그의 실제 작업물을 전시함으로써 전설의 컬트영화 감독으로서가 아니라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특별한 방식으로 기록했던 리얼리스트로서의 김기영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김기영 감독을 좀더 접근 가능한 감독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시담당
정종화(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박진희(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박사수료)

역사

필모그래피 1955-1998

김기영 감독은 1955년 <죽엄의 상자>를 시작으로 199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한 <죽어도 좋은 경험>(1990)까지 35년간 32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1960년대 유명 감독들이 1년에 10편 이상 만들었던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한 과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현실적으로는 수공업적 제작을, 비평적으로는 작가주의적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그는 본인의 프로덕션을 운영하며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제작과 연출을 겸했다.

바이오그래피 1919-1998

김기영 감독은 1919년 10월 1일 서울 교동에서 1남 2녀 중 외아들로 태어났다. 경성대학 의학부에 입학한 후 국립 서울대 최초의 통합 연극반에서 활동했으며 6·25전쟁 발발 후 부산으로 피난, 선배 오영진을 만나 <대한뉴스>를 제작했다. 이후 미공보원으로 옮겨 <리버티 뉴스>를 만들다가 장편영화 <죽엄의 상자>를 통해 감독 데뷔했다. 1997년 부산국제영화제를 기점으로 활동을 재기했으나 1998년 2월 자택에서 부인 김유봉과 함께 화재 사고로 사망했다.

코멘터리로 읽는 영화

그는 동시대 감독과 평론가들로부터 여전히 많은 찬사를 받는 감독이다. <하녀>는 박찬욱 감독과 이동진 평론가, <충녀>는 김영진 평론가와 봉준호 감독, <육체의 약속>은 정성일 평론가의 코멘터리로, 주요 장면에 대한 음성 해설을 직접 청취할 수 있다.

재현

스테인드글라스와 테마 영상 5

<화녀>와 <충녀> 등에 등장하는 스테인드글라스 재현을 배경으로, “김기영의 페르소나들” “여성, 남성, 에로티시즘” “<하녀>의 다양한 변주들” “김기영 영화 속 ‘쥐’” “전근대와 근대의 만남”이라는 다섯 가지 테마가 영상으로 전시된다. 근대성에 대한 매혹과 환멸을 상징하는 스테인드글라스의 활용과 다섯 가지 테마 영상을 통해 김기영 영화의 백미를 감상할 수 있다.







<하녀>의 2층 공간

영화 <하녀> 속 동식의 피아노 방과 하녀의 방으로 꾸며진 2층 공간을 재현했다. 피아노 방은 ‘피아노가 있는 2층집’이라는 동식 부부의 중산층에 대한 이상을 상징한다. 하녀의 방은 베란다를 통해 피아노 방에 자유자재로 접근할 수 있는 공간적 특징을 동반함으로써 동식 부부의 이상을 끊임없이 침범하는 하녀의 욕망을 이미지화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피아노 방은 영화 속 하녀가 그랬던 것처럼 유리문 너머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녀의 방은 직접 들어가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재현하였다

아카이브





아카이브 전시

김기영 감독의 자택 화재 사고에서 수습된 육필 원고들과 영화로 제작되지 못한 시나리오들을 만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하녀>(1960)의 리메이크 혹은 변주작이라 할 <화녀> <화녀’82> <충녀> <육식동물>의 시나리오(레플리카)를 직접 읽어볼 수 있다.

영상: 김기영이 김기영을 말하다(35min)

1997년 한국영상자료원이 김기영 감독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인터뷰한 영상을 편집한 것으로, 그의 생전 모습과 육성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영상이다. 영화를 생활화하고 육체화했던 한 치열한 영화인의 삶을 만나볼 수 있다.

이미지 속의 김기영

연극과 영화를 좋아하던 학생에서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모은 흥행 감독으로, 괴짜 영화를 만드는 기인 감독에서 후대 영화인들에게 많은 영화적 유산을 남긴 전설적인 영화인으로, 사진 속에 남겨진 김기영 감독을 만나 볼 수 있다.



관객의견코너 & 포토존

관람객들이 직접 김기영 감독과 그의 영화, 전시에 대한 소감을 남길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포토존에서는 생전 김기영 감독의 사진과 그의 영화 <살인 나비를 쫓는 여자>의 소품을 재현한 방을 배경으로 관람의 추억을 남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