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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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기획전시 II - 여성캐릭터로 보는 한국영화 100년展

나쁜 여자, 이상한 여자, 죽이는 여자

  • 기간|2019.07.12.(금) ~ 10.13.(일)
  • 장소|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시실

“카메라는 근본적으로 남성의 시선으로 대상을 응시한다. 남성을 시선의 주체로 여성을 시선의 타자로 위치시키는 이분법은 여성을 남성의 시선, 즉 성적 욕망, 감시, 판단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 (로라 멀비, 1975, 「시각적 쾌락과 서사 영화」)

과거 남성 중심의 영화 산업 시스템 속에서 남성들의 시선에 의해 만들어진 여성 캐릭터는 남성이 만든 이상적이거나 왜곡된 여성의 재현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했고, 주체적이거나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여자는 어김없이 ‘나쁜 여자’가 되어 처단의 대상이 되거나 ‘이상한 여자’로 낙인 찍혀야했다. 여성의 저항과 분노가 일말의 동정심이라도 받기 위해서는 모성애를 기반에 둔 아이를 잃은 엄마여야 가능할 뿐이었다. 

철저히 남성 중심이었던 영화산업은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여성 인권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여성 프로듀서와 여성 감독들이 본격적으로 출현하면서, 점차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본 영화들이 나타나고, 여성 캐릭터들은 진화하기 시작한다. 

그 이후 20여년이 지난 지금, 미투 운동과 같은 거대한 페미니즘의 물결 속에서, 여성들은 자신이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문화 상품을 찾기 시작했고, 캡틴 마블과 같이 주체적이고 당당한 여성 히어로가 나타나는 등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입체적인 여성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영화계에서 여성 주인공을 캐스팅하고 여성 중심의 서사를 선택하는 것은 일종의 모험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며, 최근 10년간 극장 개봉작 중 여성감독의 영화는 10%를 넘지 못하고, 여성이 주연인 영화는 20%대에 머무르는 있다는 사실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전시는 한국영화 100년의 역사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 욕망에 충실하고, 경계를 넘고 위반하며, 사회의 위선과 억압에 어떠한 형태로든 저항했던 소위 ‘나쁜 여자’, ‘이상한 여자’로 불린 여성 캐릭터들에 대한 전시이다. 한국영화에 등장한 주목할 만한 여성 캐릭터를 6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그들이 선사하는 치명적인 매혹의 이미지 그 이면에 담긴 여성을 규정한 무의식적 구조를 인식하고, 여성을 역동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여성 캐릭터에 대한 관심과 담론이 확장되고, 더 많은 개성 있는 여성 캐릭터가 출현하기를 염원한다. 

전시 기획 및 진행  조소연(큐레이터, 한국영상자료원 연구전시팀 차장) 
공동 기획 및 자문  김선아, 손희정, 심혜경, 오영숙, 이화정, 조혜영 
전시 디자인 본다빈치(주)



전시실 소개



전시장 외벽 현수막



전시장 입구



전시장 입구를 통과하면, 여섯 개 섹션의 여섯 개 스크린이 한꺼번에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체 스크린을 통해 연속적으로 펼쳐지는 여성 캐릭터들의 매혹적인 이미지를 감상한 뒤, 동선을 따라 개별 섹션으로 넘어간다.



1~6섹션에서는 각각 ‘불온한 섹슈얼리티, 위반의 퀴어, 초-능력, 비인간 여자, 법 밖에 선 여성, 엄마의 역습’이라는 6개 주제를 중심으로 여성 캐릭터를 각각의 영상과 함께 소개한다.



1~6섹션이 끝나는 지점에서 각 섹션의 아트월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각 섹션의 그래픽 디자인이 한데 어우러져 감각적인 컬러감을 전달한다.



7섹션 <여인의 초상> 입구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7섹션 <여인의 초상>에서는 3면 스크린을 통해 영상에 대한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미디어아트 기술을 이용해 여성 캐릭터들의 매혹적인 이미지를 더 큰 감동으로 전달한다.



3면 영상 뒤로 대표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명대사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여배우들에 둘러싸여 음악과 함께 영상을 관람하면서 편안하고 황홀한 휴식을 취해본다.



<친절한 금자씨>의 방을 모티브로 한 포토존1과 전시에서 소개한 여성캐릭터들의 이미지로 둘러싸인 포토존2가 마련되어 재미를 더한다.
 

부대행사


1. 영화상영 (상세일정은 추후 시네마테크KOFA 일정표 확인) 
  - 상영일 : 8월 6일(화) ~ 8월 18일(일)
  - 장소 : 시네마테크KOFA
  - 상영작 : <지옥화>(신상옥, 1958), <살인마>(이용민, 1965), <홍콩서 온 마담장>(신경균, 1970), <유정검화>(권영순, 1970), <충녀>(김기영, 1972), <사방지>(송경식, 1988),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김태용/민규동, 1999) <바람난 가족>(임상수, 2003), <박쥐>(박찬욱, 2009), <마더>(봉준호, 2009), <비밀은 없다>(이경미, 2015), <미옥>(이안규, 2016), <마녀>(박훈정, 2018)

2. 영화인 토크 (상세 일정은 추후 시네마테크KOFA 일정표 확인)
 1) <마녀>(2018) 
  - 일정 : 2019년 8월 10일(토) 
  - 초대손님 : 김다미 배우&박훈정 감독
  - 진행 : 손희정 평론가

 2) <박쥐>(2009)
  - 일정 : 2019년 8월 17일(토)
  - 초대손님 : 정서경 작가
  - 진행 : 손희정 평론가

 3) <비밀은 없다>(2015)
  - 일정 : 2019년 9월 21일(토) 
  - 초대손님 : 이경미 감독
  - 진행 : 이화정 기자

3. 큐레이터 전시 해설 (7월 12일부터 홈페이지 교육 프로그램 신청하기를 통해 접수)
  - 큐레이터가 직접 전시 기획 및 준비 과정을 들려주고, 전시를 소개
  - 일정 : 7월 18일(목) 2시, 8월 9일(금) 2시
  - 장소 : 한국영화박물관 소극장 및 기획전시실
  - 진행 : 조소연 (큐레이터, 한국영상자료원 연구전시팀 차장)

4. 전문가 강연 (7월 12일부터 홈페이지 교육 프로그램 신청하기를 통해 접수)
  - 7.23.(화): 불온한 섹슈얼리티(심혜경 한국영화연구가)
  - 7.25.(목): 엄마의 역습(이화정 씨네21 기자)
  - 8.6.(화): 위반의 퀴어(조혜영 평론가)
  - 8.8.(목): 법 밖에 선 여성(김선아 평론가)
  - 8.20.(화): 초-능력(손희정 평론가)
  - 8.22.(목): 동물로 불린 여성(오영숙 평론가)

 ※ 전시 기획에 공동 참여한 6인의 평론가/영화연구가가 섹션별로 영화와 여성에 대한 강연을 제공하여, 전시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