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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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기획전시Ⅰ

21세기한국영화 웰메이드 영화의 시대

  • 기간|2021.02.26.(금) ~ 08.29.(일)
  • 장소|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시실

 

<쉬리>(1999)를 신호탄으로, 2000년대 초반 <박하사탕>(2000), <공동경비구역 JSA>(2000), <살인의 추억>(2003), <올드보이>(2003) 등 종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영화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마치 한국영화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선언이라도 하는 것처럼.
그로부터 20년간 한국영화는 ‘천만 영화’로 상징되는 산업의 양적 성장, 미학적 성취, 그리고 <기생충>(2019)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영화로서의 지위까지 획득하면서 그야말로 한국영화 역사상 유례없는 르네상스의 시대를 보냈다. 작품성과 상업성을 겸비한 이른바 ‘웰메이드 영화’는 대중의 관심과 호응을 끌어냈고, 한국영화 산업계의 욕망이자 지향점이 되었다. 독립·다큐멘터리영화는 권력 및 자본과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한국영화계는 조금 더 모험적일 필요가 있다."(봉준호, 2020)

그러나 점차 흥행을 위한 상업 전략이 우선하고 대기업 독과점 문제가 심해지면서, 2000년대 초반에 누렸던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제작 풍토는 사라져갔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0년간 한국영화가 쌓아온 눈부신 성과는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장벽 앞에서 순식간에 붕괴되었고,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번 전시는 21세기 20년간의 한국영화를 2003, 천만, 미학, 장르, 여성, 독립/다큐의 6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조망하고 있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가능하게 한 힘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고 빛나는 한국영화의 시대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전시기획 및 진행 : 조소연 큐레이터(한국영상자료원 학예연구팀 차장)
공동기획 : 장병원 평론가, 김형석 평론가, 손희정 평론가

섹션1 2003, 웰메이드 시대를 열다

2003년은 21세기 한국영화의 화양연화라 불러도 좋을 만큼, 충무로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잠재적 역량이 빅뱅을 일으킨 한 해였다. 독특한 크리에이티브로 무장한 감독들, 그리고 이들을 자본과 연결한 제작자들은 지난 세기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창조해냈고, 저널에서는 지난 영화들과 달리 업그레이드 된 한국영화를 지칭하기 위해 ‘웰메이드 영화’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지구를 지켜라> 등 지난 세기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완성도 높은 영화가 쏟아져 나왔던 2003년을 주목한다.

섹션2 멀티플렉스가 낳은 천만 영화

2003년 <실미도>(강우석, 2003)가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뒤 2020년까지 총 19편의 영화가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대작 영화 제작이 가능해진 여건, 급속히 늘어난 멀티플렉스와 스크린 수, 1인당 관람 횟수의 증가는 천만 영화의 탄생을 가능하게 한 완벽한 조건이었다.

각종 통계 지표를 통해 천만 영화가 가능했던 산업적 배경을 이해하고, 천만 영화 19편의 포스터로 꾸며진 아트월을 감상한다.

섹션3 영화 미학의 모험

21세기 한국영화는 비판적 리얼리즘 미학이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다양한 미학적 모험이 과감하게 시도되었다. 인과론적 서사의 지배를 벗어나려는 스토리텔링의 혁신이 나타났고, 비판적 리얼리즘으로부터 상징적 알레고리로의 전환이 일어났으며, 시청각 스타일의 진화가 대담하게 전개되었다.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홍상수 네 명 거장 감독의 대표작 영상클립으로 구성된 전시 영상물을 대형 스크린과 디지털액자에 투사하여 영화 미학의 혁신과 다양성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감각적으로 전달한다.

섹션4 장르의 유혹

영화 제작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일찍이 할리우드 영화의 상업적 전략으로 자리매김했던 장르영화가 한국영화 제작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대표적인 장르영화들의 캐릭터와 명대사를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섹션5 여성영화의 새로운 물결

지난 20년간 상업 영화 시장에서 여성 서사, 여성 캐릭터 중심의 영화가 철저히 소외되어 왔으나, 2010년대 중후반에 이르러 한국영화의 새로운 희망으로 언급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는 여성영화의 흐름을 소개한다.

새로운 물결을 이끌고 있는 여성영화 대표작들을 3면 스크린을 이용한 몰입형 미디어 전시로 구현하여 관객에게 감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섹션6 웰메이드 독립·다큐영화

권력 및 자본과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대중성 높은 작품들을 만들어내며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 이른바 웰메이드 독립·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