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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

  • 감독 김용훈
  • 원작 매미,희세
  • 각색 김용훈
  • 출연 고현정,안재홍,염혜란,나나,이한별
  • 촬영 주성림
  • 음악 장성규
  • 미술 류성희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던 중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그녀의 파란만장한 일대기.
(출처:넷플릭스)

성소원, <마스크걸> 의상
마스크걸(이한별) 의상 마스크걸(이한별) 의상

최세연 의상감독 인터뷰
넷플릭스 7부작 시리즈 <마스크걸>(연출 김용훈)은 이한별, 나나, 고현정 세 배우가 주인공 김모미를 연기하는 3인 1역 설정의 서사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집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다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진다.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이 시리즈는 서사도, 캐릭터도, 벌어지는 사건도 어느 하나 전형적인 구석이 없는, 새롭고 독특한 시도로 인상적이다. 최세연 의상감독으로부터 이한별, 나나, 고현정 세 배우가 하나의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입은 의상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성훈
<마스크걸>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의상감독으로서 어땠나.
최세연
총 7부작으로 구성된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는데, 공통된 맥락 속의 하나의 장르가 아닌 매 에피소드 각기 다른 장르로 인물이 표현된다고 해석했다. 그러한 멀티 플롯을 컨셉화하는 작업이 강렬하면서도 자극적이었고,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도전이었다.
김성훈
촬영 전, 김용훈 감독과 함께 설정한 <마스크걸> 의상 컨셉은 무엇이었나.
최세연
다소 파격적이면서 자극적인 인물들이 선과 악의 틀에 갇혀 있기보다는 개성이 강하면서도 매력적인 룩으로 표현하길 원했다. 연출, 미술, 스토리라인, 캐릭터의 성격이 정형화되지 않고, 흔하지 않으며, 익숙하지 않은 큰 맥락 안에서 의상과 분장 또한 독특하면서도 개연성 있는 흐름을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1부에서 7부까지 김모미의 핵심 컬러는 옐로우를 변주했고, 주오남(안재홍)의 메인 점퍼와 경자(염혜란)의 엔딩 점퍼를 같게 설정했다. 각 에피소드마다 일맥상통하면서도 각각의 인물에게 주이전 전개에 따른 변주나 의상 톤에 있어서 구조적으로 접근하는 방향으로 컨셉을 잡아갔다.
김성훈
각기 다른 스타일과 연령대의 세 배우가 한 인물을 맡는다는 점에서 인물과 서사 전개에 따라 의상 스타일을 조금씩 변주하는 게 관건이었을 것 같다.
최세연
3인 1역이지만 각자의 사정이 각기 다른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복잡하면서도 복합적인 캐릭터들이다. 모미 역할을 맡은 세 배우는 외모,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각자의 콤플렉스와 상처를 드러내고, 그 상황에 맞는 의상을 입는다. 보이는 상황과 관점에 따라 의상 또한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관객을 안내하는 게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
김성훈
일단, 이한별이 연기한 김모미는 회사와 집, 두 공간에 있을 때 의상이 상반된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회사에선 정장 차림이고, 집에서 BJ 라이브 방송을 할 때는 화려한 의상을 설정하셨는데, 이한별 배우가 등장하는 시퀀스에서 그녀의 의상을 어떻게 설계하셨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최세연
한별 배우가 등장하는 설정과 공간 또한 극단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가장 과감하게 다가갔던 부분이다.그녀가 느끼는 결핍을 의상으로 어떻게 보여주고, 또 해소시킬수 있을지 고민했다. 몸매 라인을 잘 드러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기 때문에 그녀가 입는 모든 의상을 입체 패턴으로 제작했다. 모미의 회사와 집(BJ 공간)를 과감하게 구분하기 위해 미술 공간과 잘 어우러져야 했고, 미술감독님과 함께 공간 톤과 의상 컬러 및 텍스쳐를 신 상황마다 맞춰가며 설계했다.
김성훈
개인적으로 나나 배우가 연기한 김모미 시퀀스들을 흥미진진하게 감상했다. 나나의 김모미는 업소에서 일할 때는 화려해보이는 드레스 차림으로, 집에선 평상복을, 그리고 수감 이후에는 (흑백 화면으로) 수의를 입었는데. 이 의상들을 설계한 과정과 고민도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최세연
드레스, 평상복, 수의복으로 이어지는 전개는, 김모미가 명확하게 주어진 반전의 발단과 복합적인 인물구성 속에 놓여진 캐릭터라 좀더 과감하고 인물 본연의 장점을 더해 표현적인 톤 앤 매너에 더 집중해서 설계했다.
김성훈
고현정씨가 연기한 김모미는 수감 생활 입은 수의나 작업장에서 일할 때 노동복 정도가 있다. 이한별, 나나에 비해 연령대가 다른 배우라 의상 디자인을 설계할 때 특별히 신경을 썼던 게 있었나.
최세연
죄수복이라 배우의 연령대보다는 흔하게 인식하는 실제 교도소의 공간과 죄수복에서 벗어나 모미의 옐로 컬러가 이야기 후반부로 변주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곡적이어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디자인과 컬러 그리고 조연들의 독특한 의상 설정(악역 패거리들이나 교도소 내 공장) 등 표현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김성훈
안재홍씨가 연기한 주오남, 염혜란씨가 연기한 김경자의 의상들도 눈에 띈다. 두 인물에 대한 의상들도 어떻게 설계하셨는지 알고 싶다.
최세연
두 배우 모두 의상팀 자체적으로 체형 변형을 위해 보형물을 제작해 입체 제작을 했다. 주오남은 모텔 시퀀스를 제외하고는 웹툰 원작에 최대한 가까운 싱크로율을 내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둥근 부피감의 실루엣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여러 번의 가봉을 거쳤다. 김경자는 젊은 시절부터 70대까지 몽타쥬 포함한 총 60벌 이상의 의상 중에서 70퍼센트 이상이 직접 제작한 의상이었다. 모성애를 자극하는 의상에 집중하기 보다는 강인한 인간상으로 보여지길 원했고, 이야기 후반부으로 갈수록 충돌하는 패턴으로 좀 더 히스테릭컬해지는 경자를 표현하였다. <마스크걸> 인물 중에서 가장 파격적이고 거대한 서사만큼 다양한 컨셉의 의상들이 많았고, 모든 사건의 전개, 과정에 따라 결말에 이르기까지 가장 입체적이어서 비극적이지만 연민이 느껴지는 빌런으로 보여지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던 캐릭터였다.
김성훈
현재 어떤 작품을 진행하고 있나.
최세연
넷플릭스 <애마>와 디즈니+ <조명가게>를 촬영하고 있고, 넷플릭스 JAPAN 작품을 프리 프로덕션 중이다.
글 김성훈(<씨네21> 기자) / 사진 김성백(스튜디오 '오늘의 나' 작가) / 편집 정연주(한국영상자료원 수집카탈로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