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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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된 영화유산

비공식작전

  • 감독 김성훈
  • 각본 김정연, 여미정
  • 출연 하정우, 주지훈
  • 촬영 김태성
  • 조명 김경석
  • 편집 김창주
  • 음악 모그
  • 미술 이후경
  • 의상 채경화
  • 제작사 와인드업필름,와이낫필름
“비공식적으로? 알아서 해라? 여기는 하루하루가 지뢰밭이에요”

1987년, 5년째 중동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외교관 ‘민준’(하정우). 어느 날 수화기 너머로 20개월 전 레바논에서 실종된 외교관의 암호 메시지가 들려온다. 성공하면 미국 발령이라는 희망찬 포부에 가득 찬 그는 비공식적으로 동료를 구출하는 임무에 자원해 레바논으로 향한다. 공항 도착 직후, 몸값을 노리는 공항 경비대의 총알 세례를 피해 우연히 한국인 택시기사 ‘판수’(주지훈)의 차를 타게 된 ‘민준’. 갱단까지 돈을 노리고 그를 쫓는 지뢰밭 같은 상황 속, 기댈 곳은 유일한 한국인인 ‘판수’ 뿐이다. 그런데 돈만 주면 뭐든 하는 수상쩍은 이 인간, 과연 함께 동료를 구할 수 있을까?
(출처:보도자료)

채경화 기증 <비공식작전> 의상
민준(하정우) 의상 민준(하정우) 의상
판수(주지훈) 의상 판수(주지훈) 의상

채경화 의상감독 인터뷰
올해 여름 극장가에서 개봉했던 영화 <비공식작전>은 영화 <끝까지 간다>(2014) <터널>(2016)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 <킹덤 : 아신전>(2021) 등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의 신작이다. 이 영화는 실제로 1987년 레바논에서 있었던 외교관 실종사건을 스크린으로 펼쳐낸 이야기다. 외교관 민준(하정우)이 레바논에서 실종된 외교관을 구하기 위해 혈혈단신으로 레바논에 넘어가 현지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던 판수(주지훈)를 만나 비공식작전을 수행하면서 벌어진다. 하늘길이 막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70명이 넘는 제작진과 배우가 두 차례에 걸쳐 모로코로 넘어가 전체 촬영 회차의 70% 이상을 찍었던 큰 프로젝트다. 현재 차기작 촬영 때문에 바쁜 채경화 의상감독과 서면으로 <비공식작전> 작업 이야기를 나눴다.
김성훈
<비공식작전>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의상감독으로서 어떤 도전이라고 보았나.
채경화
레바논이라는 다소 생소한 배경을 무대로 한 의상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김성훈
김성훈 감독의 전작이 그랬듯이 <비공식작전> 역시 민준(하정우)과 판수(주지훈), 두 주인공의 버디무비물이지 않나. 촬영 전, 김성훈 감독과 함께 이 영화 속 의상 컨셉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채경화
김성훈 감독님은 의상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어서 촬영 전 의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버디무비 장르라는 점에서 보면 두 인물 사이에 접점이 없는 공간과 캐릭터지만, 민준이 서서히 판수와 그곳의 상황에 동화되어 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이야기의 후반부에 민준이 입는 세무 자켓은 판수의 것을 빌렸다는 설정을 심어두어 두 인물의 케미가 맞아가는만큼 의상도 비슷해지는 상황을 만들어보려고 했다.
김성훈
혹시 기존의 영화나 이미지 중에서 특별히 참조했던 레퍼런스가 있나.
채경화
당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나 레바논에서 찍은 사진집 등을 참조했다.
김성훈
하정우가 연기한 민준은 외교부 공무원이라 회색 정장과 흰색 와이셔츠 차림이다. 어깨 옆으로 메는 가방이 있고. 민준의 의상을 설계할 때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채경화
당시 한국은 좀 더 획일화되고 짙은 정장 위주였는데, 외교부라는 상황을 반영하여 안기부나 다른 부서에 비해 색을 자유롭게 또 밝게 표현해 레바논과도 어울리게 설정했다. 실제로 외교부는 해외 활동으로 인해 옷차림이 더 서구화되고 세련되다는 설정을 반영했다.
김성훈
색상이 단조로운 민준과 달리 판수는 갈색 가죽 잠바나 패턴이 섞인 노란색 와이셔츠(카라 모양도!), 체크 패턴의 바지며, 의상이 꽤 화려하다.
채경화
당시 레바논은 주변국 중에서도 패션의 성지였고 실제로도 화려한 패턴이 많았다. 민수의 1980~90년대보다는 1970년대 무드로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이전 시대의 의상으로 표현해 둘의 이질감을 부각하고 사막 나라의 느낌과 자유로운 판수의 성격을 반영했다.
김성훈
모로코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했는데, 영화 속 레바논 사람들의 의상들은 어떤 컨셉에 따라 준비했나.

채경화
모로코 현지 로케이션 촬영은, 현지 의상팀과 함께 협업해 당시 레바논 사람들이 입었을 법한 의상들을 준비하는 게 중요한 과제였고, 또 종교적인 느낌을 더 살리기 위해 신경썼다. 류승완 감독님의 <모가디슈>를 했던 경험을 살려 양질의 옷이 현지에서 구할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해 주조연 현지 배우들의 옷은 한국에서 준비해서 가지고 갔다. 종교 활동과 관련된 옷들은 현지팀과 사전에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현지에서 구매하거나 제작했다. 영화 속 현지 인물들이 입은 의상은 1970, 80년대 레바논 컨셉으로 조금은 칼라감이 있고, 다른 아프리카 국가보다 감각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카라감 있는 의상이나 부츠컷바지 등을 한국에서 만들어갔다.
김성훈
현지팀과의 업무 분담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나.
채경화
그런 경험들이 있어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고, 보조 출연자들의 옷들은 현지팀이 촬영 당일 세팅하고, 준비할 수 있게 진행했다. 할리우드 의상팀 시스템을 참조해 10~15명 정도 인원수로 운용했다. 한국과 달리 해외는 서로의 파트에 관여하거나 조언하는 게 조심스러워서 각자의 역할을 분업해서 진행했고, 그러한 방식이 업무를 독립적이고 창조적으로 하는데 도움이 됐다.
김성훈
차기작은 뭔가.
채경화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은중과 상연>, <중증외상센터>를 촬영하고 있고, 디즈니+의 <북극성>도 내년 1월 촬영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