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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시대극영화: 검객(劍客)
기간: 2007.09.06.목 ~ 09.28.금
호금전의 <대취협>이 <방랑의 결투>라는 제목으로 수입 개봉된 후 충무로에서는 1967년부터 1970년대 초까지 검객영화가 크게 유행했습니다. 바로 얼마 전까지 점잖은 신사 역할을 하던 김진규, 남궁원 같은 배우들이 도포 자락 휘날리며 검술을 자랑하기 시작했고, 독고성, 윤일봉, 허장강 등 악역을 자주 맡아 온 배우들 역시 칼을 들었습니다. 수입된 외국의 칼잡이들과 달리 이들은 갓을 쓰고 하얀 도포를 입은 선비의 외관을 띠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무대는 조선시대, 왕의 바른 판단을 가로막는 간신배들과 고을의 백성을 착취하는 탐관오리가 검객들의 궁극적인 적이며, 그런 큰 적들을 배후로 하고 주인공보다 조금 못 미치는 기량을 지닌 칼잡이들이 등장합니다. 60~70년대 동아시아를 휩쓸었던 무협의 정신은 이처럼 그 위에 민족성을 덧칠하고 새로운 과거를 상상케 했습니다. 도포 자락 휘날리는 충신(忠臣)형 검객들이 질서를 바로잡아 주던 사회, 60년대 말 관객들은 그런 조선 사회를 상상했던 것이지요. 처절한 사연과 이를 뒤집는 의리로 충만한 <황혼의 검객>, 지적인 일지매 김진규의 활약을 볼 수 있는 <일지매 삼검객>, 한없이 ‘여린’ 역할을 도맡아 오던 윤정희가 검객으로 출연하여 주목 받았던 <삼인의 여검객>, 정창화 감독의 화려한 액션과 의미심장한 결말을 보여주는 <나그네 검객 황금 108관> 등 검술의 세계에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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