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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수대백과 - 한국 괴수가 온다

기간: 2008.07.29.화 ~ 08.05.화 |장소: 시네마테크KOFA 1관

괴수대백과 - 한국 괴수가 온다 대표 이미지

“한강에 괴물이 나타났다!”
2006년 한강 둔치에 홀연히 나타난 한국영화계를 강타했던 괴수,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1300만 관객을 동원한 최고 흥행기록을 갱신한 장본인이었지만 동시에 한국영화에서 오랫동안 잊혀진 장르였던 한국 괴수영화의 부활을 알린 영화기도 했다. 사실 한국에서 본격적인 괴수영화가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이었다. 물론 1961년에는 이용민 감독이 <악의 꽃>이라는 영화를 통해 흡혈식물을 선보이기도 했고, 1962년에는 한국 괴수영화의 효시로 꼽히는 <불가사리>가 김명제 감독 연출, 최무룡, 엄앵란 주연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보다 익숙한 괴수영화는 1967년 나란히 선보인 이혁민 감독의 <우주괴인 왕마귀>와 김기덕 감독의 <대괴수 용가리>였다. 특히 <대괴수 용가리>는 전쟁 이후 열악했던 상황을 조금씩 극복하고 특수효과 및 다양한 장르에 대한 실험을 해나가던 1960년대 한국영화계의 상황과 새로운 시도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다.

<대괴수 용가리>, 유실된 불완전판의 복원과 북미출시판 극장상영
한국영상자료원은 필름의 상당 부분이 유실된 김기덕 감독의 <대괴수 용가리>의 남아 있는 일부분만이라도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을 위해 2007년 복원했다. 전체 80분 분량의 작품 중 48분만 남아 있는 불완전판이지만, 한국 괴수영화를 대표하는 이 작품의 귀환에 많은 이들이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이 버전을 비롯하여 북미에서 비디오로 출시되었던 영어더빙 버전을 한글자막과 함께 DVD로 상영함으로써 한국 괴수영화의 대표작에 오마주를 던질 것이다. 이와 함께 3D로 제작되었던 황당무계한 괴수영화 <킹콩의 대역습(Ape)> 역시 필름은 유실되었지만 북미에서 출시된 DVD를 한글자막과 함께 상영한다.

1980년대 초, 극장가를 강타했던 한홍합작 어린이 영화 <신서유기> 시리즈!
또한 이번 기획전에서 주목할 작품은 <신서유기>와 <손오공 홍해아 대전>. 1980년대 초반에 유년기를 보낸 사람들이라면 기억할 이 연작 영화는, 서유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한홍합작영화로 개봉관이었던 아세아극장을 어린이 관객과 부모들로 가득 채우며 크게 흥행했던 작품. 당시로서는 선진적인 특수효과를 통해 거대한 거미나 요괴와 싸우는 손오공 일행의 모습을 보여주는 무협괴수영화다.

괴수대백과, 한국 괴수의 모든 것이 있다
이와 더불어 신상옥 감독이 북한에서 제작했던 괴수영화 <불가사리>, 온갖 종류의 괴수들이 총출동하는 엉뚱한 특수효과로 실소를 자아내게 하지만 그 엉뚱함이 또 다른 독특함을 낳는 작품 <비천괴수>, 괴수와 싸우는 로봇과 과학자가 나오는 애니메이션 영화 <괴수 대전쟁> 등 다양한 한국 괴수의 양상을 이번 기획전에서 모두 볼 수 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다층적인 괴수영화 <괴물>과 심형래 감독의 <티라노의 발톱>, <디 워>에 이르기까지 드물지만 명맥을 유지하며 만들어져 왔던 한국형 괴수, 괴물영화들을 만나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본격적인 블록버스터 시즌을 맞아 극장가는 온통 할리우드산 블록버스터들이 북적거릴 7월말, 할리우드산 괴물이나 일본의 괴수들에 비해 그 자태와 위력은 조금 떨어지고 기술적 수준 역시 조금은 조아해 보일지 모르지만 한국식 정서와 상황, 제작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살아온 모습을 읽을 수 있는 한국 괴수영화들을 만나보는 것도 충분히 유쾌하고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