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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특집 : <해방의 그 날까지>와 <쇼아>
기간: 2013.08.15.목 ~ 08.18.일 |장소: 시네마테크KOFA 1관
“과거에 대해 눈을 감는 자는 현재에도 눈이 멀게 된다.
죄가 있든 없든, 나이가 많든 적든 우리 모두가 과거를 떠맡지 않으면 안 된다”
1985년 유럽 종전 40주년을 기념한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케 옛 서독 대통령의 연설은 2013년의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다. 1945년 8월 15일, 식민지배라는 치욕의 시간으로부터 해방을 맞은 지 70여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그 시간들을 기억하는 혹은 기억하고자 하는 이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8월 시네마테크KOFA에서 어쩌면 ‘역사’라는 이름으로 박제되고 있을지도 모를 지나간 시간과 증언들을 기록한 두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2002년 세상을 떠난 재일 역사학자 신기수가 제작한 <해방의 그 날까지>는 일본 식민지배라는 치욕의 역사 속에 형성된 ‘재일교포’의 존재와 그들이 겪어야 했던 고난, 그리고 스스로의 인권과 민족의 해방을 위해 일제에 맞서 전개해왔던 투쟁의 과정을 당시의 구체적인 자료와 체험자의 증언을 통해 영상화한 작품이다. 기록을 시작한 70년대, 이미 많은 경험자들이 세상을 떠났기에 생존자들을 찾는 것에서부터 어려움이 따랐던 이 지난한 작업은 인터뷰에만 장장 4년의 시간이 소요됐고 그렇게 모여진 방대한 자료는 최종적으로 195분의 시간에 압축적으로 담겨졌다. 그 시간 속에는 1910년대 시작되는 재일 유학생의 민족운동부터 1922년 니이가타현 나카쓰가와 수력발전소 공사현장에서 자행된 조선인 노동자 학살사건으로 촉발된 항의운동, 1930년의 기사와타 방적공장의 조선인, 일본인 여성 노동자의 공동투쟁 등 주요한 사건들과 1945년 8월 15월 마침내 해방을 맞는 그 날까지의 기록이 당시 신문자료와 영상자료, 그리고 생존자의 인터뷰로 촘촘히 채워져 있다.
<해방의 그 날까지>와 함께 만나게 될 또 다른 작품, 끌로드 란츠만의 <쇼아>는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작품일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의해 자행됐던 유태인 대학살이라는 지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증언만으로 채워진 장장 9시간30분간의 기록. 11년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1985년 완성된 <쇼아>와 1980년 완성된 <해방의 그 날까지>, 이 두 편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시간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과거의 시간과 기억이 일본과 독일, 재일조선인과 유태인, 동양과 서양이라는 어떤 특정한 지역, 특정한 시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해방의 그 날까지> 상영 후에는 <안녕 사요나라>의 김태일 감독 등이 참여한 대담과 故 신기수의 유가족들의 인사가, <쇼아> 상영 후에는 『아우슈비츠 이후 예술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저술한 이상빈 한국외국어대 교수의 특별한 강연의 자리도 마련될 예정이다.
일정: 2013. 8. 15(목)~8.18(일)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신기수와 조선통신사를 연구하는 청구문화홀, 일본내셔널필름센터
대담자 :
김태일 (감독, <안녕, 사요나라>)
김민철(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집행위원장,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비상근교수)
강연: 8.17(일) 13:00 <쇼아> 1부 상영 후
이상빈[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교수/『아우슈비츠 이후 예술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책세상, 2005(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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