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2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출품작으로 나도향의 <물레방아>를 백결이 각색하고 서정민이 촬영하였다. 사운드 네가의 일부(16분 정도)가 소실되어 그동안 일반인들을 위한 상영기회가 드물었던 숨겨진 수작이다. 가진 것 없이 유랑하던 방원(신영균)은 어느 날 개울에서 흘러내려 오는 어느 여인의 버선을 발견한다. 개울을 거슬러 올라가자 한 마을이 나타나고 마을 사람들은 흥성스럽게 탈놀이를 하고 있다. 여기서 아름다운 여인 금분(고은아)을 만난 그는 주변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이 마을에 소작농으로 눌러 앉는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금분과 살림을 차리지만, 지주인 신첨지(최남현)가 그녀를 탐한 나머지 은근히 회유하기도 하고 협박하기도 한다. 그 사실을 눈치 챈 방원은 ‘여자 속옷을 훔쳐 강물에 띄워 보내면, 금분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는 무당의 말을 따라 아낙네들의 속옷을 훔치다 신첨지에게 발각되어 죽을 만큼 맞고 쫓겨난다. 원작에 없는 도입부 묘사가 인상적이며, 욕망과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