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있는 곳, 영화를 만나는 곳, 영화가 당신을 기다리는 곳
Section 2: 산만한 제국 외
Section 2
산만한 제국 (옴니버스 프로젝트 <제국>)
2003 | 극, 다큐/ DV | Color | 22min
시놉시스_ 태초부터 참 많은 일, 많은 잘못들이 되풀이되는 걸 보면, 많은 것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어떤 것을 시작할 순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령, OMR 카드만 긁고 있는 소시민 알버트의 이야기. 가령, 山만한 제국을 긁어대는 散漫한 이야기
연출의도_ 삼성, 다국적 제약회사, 다국적 먹거리, 미 군수산업, 네이스, 그리고 그렇게 세계를 사유화하는, 힘세고 부끄럼 모르는 덩어리들...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 다시 그들한테 칼이 되어 돌아가길 바라면서(그럴 수 있음에 끄덕이면서) 인용문으로만 가득찬 시나리오를 써봤다. 그리하여, 山만한 帝國의 멸망은 10초 앞당기고, 散漫하게 벌어지는 지구멸망은 10초 늦추자는 정도.
우익청년 윤성호
2004 | DV | color | 5min
연출의도_ 부르조아 아들네미 + 독실한 크리스찬 + 별로 좌파 아님 + 북한 싫어 + 개인주의 만땅의 스노브인 내가 보기에도 국가보안법은 아무래도 아.니.올.씨.다.
내 생각과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있으면 그 때마다 그 손가락을 부러뜨릴 것인가? 각자 맘에 둔 방향으로 손가락 흔들 자유는 있는 거 아닌가?
졸업영화
2006 | Fiction | 35mm | Color | 17min 50sec
시놉시스_ 심장수술을 앞둔 엄마는, 영화를 찍다 죽은 아들의 미완성 졸업작품을 회상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얻는다.......는 애틋한 이야기를 하려 했는데, 영화의 실제 출연자인 우리 엄마의 수술이 '너무' 무사히 끝나버리고 어찌나 경과가 좋은지 오히려 잔소리가 많아지시자 나는 그냥 촬영을 중단하기로 한다. 다만, 만일을 대비해 앰비언스를 따놓는다. 아, 이제 많은 것들을 졸업할 시간.
연출의도_ 그러니까, 이 해프닝은,
레코드판 끄트머리의 여백을 채우기 위해,
스탭들이 함께한, 음정․박자 무시한 보너스 트랙같은 거.
우리는 시장의 바깥에서 이렇게 놀았드랬지.
아, 이제 많은 것들을 졸업할 시간.
시선1318 ::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제
2008 | Fiction | Color | 35mm| 19min
시놉시스_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오후, 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재개발 지역의 벌판을 지나가며 수다를 떤다. 자신들의 미래와 근처에서 죽었다는 여학생에 대한 두서없는 입담들이 맥락 없이 쏟아지는 가운데 비트박스를 하는 수상한 여학생이 주변을 맴돈다.
연출의도_ 지금 청소년의 문제는 특정한 세대나 계급에 한정된 사항이 아닌, 현재를 유예하는, 합리성을 도외시하는, 검증되지 않은 경제의 신화만 쫓는, 대한민국 기성의 문제다. 대한민국의 어른들은 그렇게 의식 없는 서사를 선택했고, 그 어른들을 존경해본 적 없으면서도 다른 대안 없이 닮아가는 청소년들 역시 그 뻔한 서사들을 선택했다. (또는 자신들이 선택했다고 믿는다.) 이 단편은, 그런 예비 88만원 세대들에 대한 날것의 몽타쥬다. 대안을 논하기 전에 디밀어보는 조금 방만한 거울이다.
2010.10.20.수 16:30 시네마테크KOFA 2관
2010.10.22.금 14:00 시네마테크KOFA 2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