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고려장 풍습이 있는 한 마을에 과부(주증녀)가 어린 아들 구룡을 데리고 시집온다. 마을의 무당(전옥)은 이 아이가 다른 형제들을 모두 죽일 것이라는 점괘를 치고, 이를 알게 된 전처의 아들들은 구룡을 죽이려 한다. 이 사고로 구룡은 절름발이가 되고, 구룡의 어머니는 땅을 대가로 구룡을 데리고 집을 나간다. 오랜 세월이 흘러 마을에 극심한 가뭄이 찾아오고, 무당은 구룡(김진규)의 어머니가 효자의 아들 등에 업혀 산에 올라가면 비가 올 것이라고 예언한다. 

<현해탄은 알고 있다> 이후 2년간의 공백을 끝내고 김기영 감독이 연출한 작품. 정교한 세트 안에서 빈틈없는 미장센을 선보이는 수작이다. 샤머니즘의 광기와 인간 욕망의 단면을 섬뜩하게 묘사하고 있다. 크래디트 시퀀스의 색다른 타이포그래피는 영화 시작부터 보는 이의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키는 장치이기도 하다. 

* 화면의 일부가 유실된 불완전 판본으로, 총 2회에 걸쳐 상영되는 이번 전작전에서는 화면 결실 부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회 상영(4월7일 14:00)에 한해 장면 설명자막이 함께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