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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전쟁
A War of Memories
베트남 중부에는 1968년에 있었던 학살의 기억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매년음력 2월이면 마을 곳곳에 향이 피워진다. 마을 주민이 한날한시에 집단 학살당했던 날, 그로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들은 ‘따이한(한국군) 제사’를 지낸다. 1960년대, 한국은 미국의 동맹군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했다. 그러나 한국은 그 전쟁으로 엄청난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고 기억할 뿐이다. 살아남은 이들의 기억은 공적기억이 되지 못한 채 허공을 맴돌고 있다. 전쟁의 기억이, 기억의 전쟁이 된다.
지금까지 이길보라 감독의 행보 안에서 공통점을 찾는다면 그것은 작가 개인의 영역에 내재하는 질문에서 영화를 시작한다는 것일 테다. 자신이 속한 가족사회 안에서 그 구성원과 대화하며 과거의 기억을 재구성하고 그것의 오늘날 의미를 정리한다는 점에서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어떤 수렴형의 작업으로 설정한다면, 국경을 넘어 연대하고 학살과 폭력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성찰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생각했을 때 <기억의 전쟁>은 보다 과감하게 발산하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 정부가 "민간인 학살 관련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베트남 희생자 가족의 진상 조사 요구를 거부한 지금 <기억의 전쟁>은 한국 역사에 균열을 일으키는 대항기억 생산의 최전선에 있다. (임종우 영화평론가)
* 11/3(일) 18:00 <기억의 전쟁>GV (조소나 PD, 권은혜 평론가)
* (사)한국독립영화협회 관람신청 링크 : https://tinyurl.com/y3goj4u5
2019.11.03.일 18:00 시네마테크KOFA 2관 GV관객과의 대화 (Guest Vis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