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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사랑

Oh, Love

감독: 김응수
2017년 75분 디지털파일 전체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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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J는 소도시에서 작은 컴퓨터 가게를 운영하는 중년이다. 어느 오월의 어버이날, 그는 특이한 체험을 한다. 버스 옆자리에 탄 남자의 가슴에 달린 노란 카네이션을 본 것이다. 빨간 카네이션이 아니라 노란 카네이션. 그 남자의 정체에 대한 의문과 함께, 그 꽃은 여행 내내 그에게서 잊고 싶은 기억을 떠올린다. 그 꽃은 그를 자꾸만 불편하게 한다. 보도로만 접했던 세월호의 비극이 다시 떠오르는 것이다. 더욱 놀란 것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 것이다. ‘나와 그 남자가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여행에서 돌아온 그는 그 남자에 대한 이미지가 잊히지 않아 자신의 가게에 노란 리본을 붙인다. 떼지 않으면 거래를 끊겠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는 떼지 않는다.
어느 날, 그는 아들과 함께 추모의 숲과 비극의 현장을 방문한다. 인적은 없고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리본과 사진, 글이 보인다. 그는 그 곳에 아들과 서서 자신에게 묻는다. ‘해가 여러 번 바뀌었어도, 잊은 것 같은데도 그 비극이 잊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가 그 남자의 고통을 외면할 때, 나약한 자신은 같은 공기를 마시는 한 인간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과거는 낯선 나라다>(2007), <아버지 없는 삶>(2012), <물속의 도시>(2014) 등 다수의 작품을 제작한 김응수 감독의 작품으로 에세이적 방식으로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고 그 아픔을 위로한다. 끝이 난 것 같은 느낌, 끝이 났으면 하는 바람. 무엇을 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고 어깨를 맞대고 있어도 포옹할 수 없는 우리들. 이 마음의 곤궁함을 향해 사랑이라는 진부하지만 유일한 탈출구와 같은 단어를 제시한다.

*제19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올해의 초점 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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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5.목 19:00 시네마테크KOFA 1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