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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산 단편섹션
Tearless
한국 전쟁 이후, 연평균 2만 5천여명의 미군이 주한미군 기지에 거주해 왔다. 주한 미군 기지의 크기는 한때 남한 국토 가용면적의 17.7 퍼센트에 육박하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매춘과 윤락 시설을 갖춘 96개의 기지촌을 미군 기지 근처에 설립하고, 누적 100만여명의 여성을 성노예화하는 일에 협력해 왔다. 1970년대에 이르러 군부 독재가 이끄는 한국 정부는 미군 내 성병률을 낮추라는 미정부의 압박 아래 기지촌 여성들로 하여금 성병 검사를 의무화 했고, 그 결과표를 가슴에 상시 착용하도록 했다. 2주마다 의무적으로 진행되는 검사를 통해 발병이 의심되는 여성은 물론, 번호표를 달고 있지 않은 여성들, 미군에 의해 성병전파자로 지목된 여성들까지 수용소로 강제 이동되었다. 수용소에 감금된 여성들은 테스트 없이 고용량 주입된 페니실린 투약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고 때로는 사망하기도 했다. 투약과 치료에 대한 공포로 수용소를 탈출하려던 여성이 옥상에서 뛰어내려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수감된 여성들이 창문에 매달려 내보내 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마치 동물원에 갇힌 원숭이들과 흡사하다고 하여 수용소는 “몽키 하우스”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2004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운영되지 않지만, 몽키 하우스 건물은 2021년 현재까지도 남아 있다.
소요산은 실험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적 요소를 융합한 몰입형 가상현실 프로젝트로, 사회적 이슈와 역사의 재조명에 첨단매체와 신기술을 사용하는 작품이다. VR 헤드셋을 착용한 관객은 몽키 하우스 건물로 들어가 군용시설처럼 보이는 공동 침실, 화장실, 식당, 치료실 등 수용소 내부의 여러 방을 체험하게 된다. 영상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연출된 소품들은, 여성들의 증언과 현장에서 발견된 하루 일과표를 토대로 재구성된 것으로, 여성들이 이 공간에서 감내해야 했던 일과를 암시한다.
제27회 제네바국제영화제 가상현실 부문 최우수작품상 수상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망각을 기억하기: 김진아 VR 특별전 상영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VR경쟁부문 초청 상영
o 본 기획전의 관람 예약을 곧 오픈할 예정입니다!
o 김진아 감독 정보: https://www.ginakimfilm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