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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방에들어가신다 + 포수 + 서글픈 후회 단편섹션
Mom Goes into Her Room + The Shooters + Melancholy Regrets
어머니가방에들어가신다 Mom Goes into Her Room
장윤미│한국│2014│43min│Color
2014년 설날과 추석, 두 차례의 본가 방문에서 장윤미 감독은 부지런히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공부하는 어머니를 카메라에 담는다.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어머니와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는 딸은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각자가 들여다보던 책과 카메라를 서로에게 건네는 순간, 닮아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되지 않았던 행동의 의미가 비로소 드러난다. 띄어쓰기를 배울 때 가장 먼저 배우는 예문을 비튼 제목처럼, <어머니가방에들어가신다>는 촬영을 매개로 가장 가까운 존재를 새롭게 배워가는 탐색의 기록이다.
포수 The Shooters
양지훈│한국│2022│31min│Color
과거를 입에 담고 싶지 않다는 할아버지의 말로 영화는 시작한다. 손자인 양지훈 감독은 카메라를 든 자신도, 질문을 던지는 목소리도, 촬영을 통해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욕망도 숨기지 않는다. 4.3 사건의 피해자/가해자인 할아버지를 담는 과정에서 감독은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담는 카메라맨과 원하는 내용으로 상황을 유도하는 연출자 사이를 오간다. 살기 위해 총을 들었으나 쏘지 못한 이와, 욕망을 위해 카메라를 들었으나 원하는 것을 찍지 못한 이가 겹쳐지며 '증명기계'인 카메라가 포착하는 서사는 누구의 것인가를 묻게 한다.
서글픈 후회 Melancholy Regrets
정와니│한국│2024│14min│Color
정와니 감독은 국어사전을 펼쳐 무작위로 나온 두 단어를 골라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선택된 단어는 ‘서글픔’과 ‘후회’. 작품의 주제인 ‘서글픈 후회’를 누구보다 잘 표현해낼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지는 감독의 할머니가 주인공으로 낙점된다. 할머니의 일상을 따라가는 영화는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감독은 처음 카메라를 들었던 이유를 떠올린다. 가족이자 피사체인 할머니에 대한 오해를 동력으로 삼아 작업을 이어가는 과정은, 영화를 만드는 행위의 의의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관객과의 대화(GV)]
* 일시: 7월 23일(수) 오후 6시 상영 후
* 참석자: 장윤미·양지훈 감독, 이도훈 평론가
2025.07.23.수 18:00 시네마테크KOFA 2관 GV관객과의 대화 (Guest Vis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