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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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된 영화유산

범죄도시3

  • 감독 이상용
  • 각본 김민성,차우진
  • 각색 마동석,이상용
  • 기획 마동석
  • 출연 마동석,이준혁,아오키 무네타카
  • 촬영 이현
  • 조명 이승호
  • 편집 김선민
  • 음악 목영진
  • 미술 방길성
  • 의상 남지수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 서울 광수대로 발탁!
베트남 납치 살해범 검거 후 7년 뒤, ‘마석도’(마동석)는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살인사건을 조사한다. 사건 조사 중, ‘마석도’는 신종 마약 사건이 연루되었음을 알게 되고 수사를 확대한다. 한편, 마약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은 계속해서 판을 키워가고 약을 유통하던 일본 조직과 '리키'(아오키 무네타카)까지 한국에 들어오며 사건의 규모는 점점 더 커져가는데...나쁜 놈들 잡는 데 이유 없고 제한 없다. 커진 판도 시원하게 싹 쓸어버린다!
(출처:kobis)

<범죄도시3> 의상
마석도(마동석) 의상 마석도(마동석) 의상
주성철(이준혁) 의상 주성철(이준혁) 의상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의상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의상

남지수 의상감독 인터뷰
전편에 이어 또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범죄도시> 시리즈는 한국영화의 대표 프랜차이즈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시리즈를 거듭하며 여러 배우, 감독, 스탭들이 거쳐갔지만, 남지수 의상감독만큼은 시리즈의 전편에 이름을 올리며 개근했다. <악의 연대기>(2015)의 의상, 분장감독으로 상업영화 데뷔한 남지수 의상감독은 <성난 황소>(2018) <챔피언>(2018) <악인전>(2019) 등 여러 영화를 작업해왔고, 촬영 현장에서 의상과 분장을 모두 관장하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남지수 의상감독을 만나 <범죄도시3>의 비하인드 스토리 뿐만 아니라 그가 운영하는 회사인 ‘우리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었다. <범죄도시> 시리즈 모두 한국영상자료원의 영화유산 수집캠페인에 기증했다.
김성훈
<범죄도시3>가 전작에 이어 천만 관객을 동원했는데 어떤가.
남지수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김성훈
전편을 전부 작업한 의상감독으로서 이번 작품은 어떤 도전이었나.
남지수
마동석 선배님과 오래 작업한만큼 평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주고 받는 편이다. <범죄도시3> 시나리오를 작업하는 과정에서 동석 선배님을 통해 스토리를 들었고, 나중에 완성된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등장인물의 구도가 엄청나다는 인상을 받았다. 빌런들이 한 팀이었던 1편이나 2편과 달리 이번 시리즈는 빌런도 한국과 일본 두 팀으로 구분되어 있었고, 그 아래 조직원들이 많이 등장해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특성을 캐릭터에 반영하는 게 과제였다. 그러다보니 전편에 비해 액션도 많고, 일본 빌런이 칼을 쓰다보니 의상도 일본인 캐릭터를 잘 살리는 게 중요했다.
김성훈
스탭 입장에선 주인공 마석도 형사와 <범죄도시> 시리즈의 특징을 활용하되, 새 시리즈만의 차별성도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과제였을 것 같다.
남지수
<범죄도시>를 처음 시작했던 2016년에는 그 시대의 상황에 맞게 의상을 표현해야 하는 게 목표였는데, 2편, 3편을 쭉 참여하다보니 매 작품 시대 상황에 맞는 리얼리티를 구축하는 게 중요해졌다. 마석도 형사의 실제 모델인 윤석호 형사님과 미팅을 많이 했다. 당시 윤 형사님이 입었던 의상들을 자문 받았다. 헤어 스타일도 스포츠 스타일로 짧게 설정하고, 트레이닝복이나 가죽 자켓, 정장을 많이 입으시더라. 형사님의 스타일이 건달 같은 느낌도 많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아트 레이블 영화였다면 의상을 화려하거나 과감한 시도를 했을텐데, 이 작품은 리얼리티를 구현하는 게 우선이라 현실 안에서 캐릭터를 어떻게 드러낼까 고민을 많이 했다.
김성훈
마동석이 연기한 마석도 형사는 어떻게 표현했나.
남지수
가죽 점퍼나 정장 차림이던 전편과 달리 이번에는 약간 캐주얼한 컨셉으로 바람막이 점퍼를 상의로 설정했다. 실제로 형사님들이 활동량이 많다보니 추리닝, 바람막이 점퍼, 스포츠 웨어를 많이 입는다고 하더라. 무엇보다 동석 선배님이 형사 일을 할 때만큼은 편안해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함께 다니는 김민재 배우도 콤비니까 같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니고. 직급만 놓고 봤을 때 마석도 형사는 정장을 입어도 되지만, 액션이 워낙 많다보니 좀 더 활동적으로 보여야 했다.
김성훈
배우의 피지컬이 커서 의상을 직접 제작한다고 들었다.
남지수
액션신이 많아서 스판이 들어간 옷을 제작한다. 스판이 없으면 액션하다가 옷이 찢어지기 때문이다. 원단을 고르기 힘든 것도 그래서다. 더군다나 선배님의 피지컬과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컨셉은 형사 캐릭터에 어울리지 않기도 하고. 무엇보다 마석도 형사가 워낙 압도적인 캐릭터고, 관객들도 그 사실을 다 알고 있어서 굳이 의상까지 강렬하게 표현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김성훈
반대로 이준혁씨가 연기한 주성철 형사는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마석도 형사의 그것과 상반되어 보인다.
남지수
이준혁 배우가 주성철 역할을 맡았다고 했을 때 미남이고, 피부가 너무 하얀데다가 몸이 날씬해서 빌런에 어울릴까 걱정했었다. 다행히 배우께서 증량을 하고, 태닝을 통해 피부색을 완전히 바꾸었다. 마른 체형이라 증량을 한다고 해서 커보이지 않기 때문에 의상을 체구보다 크게 입혔다.
김성훈
주성철의 정장 상의는 투버튼인가.
남지수
원 버튼이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주성철이 되게 강렬하게 등장한다. 동료 형사의 머리를 내려치는 폭력이며, 백색 수트며 등장부터 만만치 않은 빌런임을 강조하고 싶었다. 정말 똑똑한 캐릭터이기도 하고. 형사라는 직업을 미끼 삼아 마약 거래도 하고, 그걸로 뒷돈도 많이 챙기는 인물. 여태까지 범죄 사실을 걸린 적 없지만 마석도한테는 잡히는 거지. 백색 수트에 피가 튀기는 장면으로 <범죄도시3>의 새로운 사건이 일어났다는 걸 보여주고자 했다. 그래서 주성철을 형사가 아닌 범죄자로 보여주려고 했고, 그래서 백색 수트도 광이 들어간 원단을 골라 덩치가 좀 더 커보이게 제작했다. 이준혁 배우도 촬영 전 전화통화를 많이 하고, 제 숍에도 찾아와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할지 대화를 많이 했다. 그때 이준혁 배우한테 “잘생긴 거 다 버려라”고 조언했던 기억이 난다.
김성훈
<범죄도시> 1편에서도 진선규, 윤계상 배우의 외양 변신도 강렬하지 않았나.
남지수
계상씨도 과감하게 변신했고, 진선규 오빠도 머리카락을 밀었고. 그래야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을 거라고 보았다.
김성훈
반대로 아오키 무네타카가 연기했던 리키 캐릭터는 일본영화 속 야쿠자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던데. 스트라이프가 패턴인 고급 정장을 설정한 게 눈에 띄던데.
남지수
일본 자료를 많이 참조했다. 리키는 강렬한 인상을 주고 싶었다. 수트 색도 잔잔한 핑크고,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더블이다. 되게 멋스럽게 꾸민것 같은 느낌을 많이 주었다. 리키 입장에서 보면 잘 나가는 킬러인데 한국까지 와서 무슨 불편한 정장이야라는 생각을 하긴 했다. 그래서 되게 내추럴한 린넨 소재나 축 떨어지는 옷을 입히려고 했지만 피팅을 해보니 아오키 배우와 너무 안 어울리고, 아오키 배우 또한 순박한 외모를 갖고 있어 헤어스타일도 거칠게 바꾸고, 정장도 강렬한 스트라이프 스타일로 변경했다.
김성훈
리키의 정장 또한 투 버튼인가.
남지수
투 버튼이고, 원단이 고급스럽고 강하며 뻣뻣한 소재를 사용했다.
김성훈
고규필이 연기한 초롱이의 경우 미키마우스와 구찌 브랜드 이름이 적힌 흰색 반팔 티셔츠가 귀엽고 강렬했다.
남지수
초롱이가 입은 의상 대부분 실제 브랜드 티셔츠들인데 그 구찌 티셔츠만 촬영 중 여벌이 필요해 가짜를 구매했다. (웃음) 초롱이는 영화 속 설정상 명품을 입는 캐릭터인데, 실제로 그런 조폭들이 많다고 하더라. 구찌 티셔츠, 형광색 반바지 같은 의상을 통해 만만해보이고, 악동 같은 포인트를 보여주려고 했다. 반바지 때문에 전신 문신을 해야했고.
김성훈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든 등장인물을 인상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범죄도시3>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나.
남지수
된장찌개도 끓이고, 육전도 만들고, 다양한 요리를 한 것 같다. 각 캐릭터마다 각기 다른 의상을 선보였지만,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진 것 같다.
김성훈
개인적인 이야기도 여쭙고 싶다. 의상감독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무엇인가.
남지수
스타일리스트로 의상 경력을 시작했는데 그때 맡았던 배우가 영화를 찍으면서 영화 의상 일을 접하게 됐다. 스타일리스트는 담당 배우를 예쁘게 보이고, 당대 유행을 보여줘야 하는 일이라면 영화는 시대를 구현해야 하는 업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더라. 특히 시대극을 하면 그 시대를 공부해야 하고, 그것을 충실히 구현하면서 캐릭터를 표현했을 때 성공했다는 뿌듯함이 생기더라. 시나리오를 읽고 이야기와 캐릭터를 해석해 의상을 통해 표현하는 게 매력적이라 영화 의상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김성훈
상업 영화 입봉작은 뭔가.
남지수
<악의 연대기>(2015, 감독 백운학). 그 전에는 여러 독립영화 작업을 하다가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로 분장팀장을 맡았다.
김성훈
남지수 의상감독은 분장도 병행한다는 점에서 독특한데. 분장은 의상을 하면서 같이 공부한 건가.
남지수
분장 일을 먼저 시작했었다. 대학 시절 전공이 잘 맞지 않았다. 2년을 다니다가 휴학을 했었다. 어릴 때부터 뭘 만드는 걸 되게 좋아했었고, 누군가를 꾸미는 게 어느 순간 너무 좋더라. 그래서 아카데미에 들어갔는데 처음에는 메이크업과 의상을 함께 배웠다. 6개월 정도 지난 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는데, 나는 둘 다 전공했다. 영화 일을 하면서 의상을 할 때도 있고, 분장을 할 때도 있고, 또 때로는 둘 다 함께 하는 경우도 있다. 내게 두 업무는 별개의 일이라기보다 전체 스타일 컨셉 안에서 맞물려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작품을 준비할 때 의상 컨셉이 정해지면 헤어나 분장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것도 그런 영향을 받은 덕분인 것 같다. 양쪽 모두 할 수 있어 시간이 많이 절약되는 장점도 있다. 입봉작인 <악의 연대기>도 의상과 분장을 함께 맡았다. 지금은 특수분장을 따로 배워서 준비가 됐다.
김성훈
두 가지 업무를 모두 하면 감독, 배우를 비롯해 다른 파트에서 커뮤니케이션하기에 효율적일 것 같다.
남지수
입봉을 비교적 일찍 한 편인데, 처음에는 주변에서 의상과 분장을 어떻게 같이 하나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었다. 의상이면 의상만 하고, 분장이면 분장만 하는 거지, 하나만 잘하기도 만만치 않은 업무가 아니냐는 얘기다. 보통 남자 배우 한명이 있는 경우, 헤어팀, 의상팀, 분장팀이 각각 한명씩 따로 있으면 총 세명이 한꺼번에 움직여야 하는데, 한번에 얘기할 수 있는 업무를 세 번 얘기해야 하니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다. 의상과 헤어 그리고 분장까지 전체적인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시스템이 충무로에서 우리 회사가 거의 처음 시도하다시피하는 건데, 지금은 감독님들의 선택인 것 같다.
김성훈
배우 마동석의 출연작 대부분 함께 작업했더라. 그만큼 마동석이 함께 일하기 편하다고 생각하는건가.
남지수
마동석 선배님을 <악의 연대기>때 처음 만났다. 선배님은 사이즈가 115를 입어야 하는데, 당시만 해도 115를 구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액션신도 많아서 바지, 점퍼 등 형사 의상들을 제작했더니 선배님이 매우 마음에 들어하셨다. 게다가 마동석 선배님은 리얼리티를 살리는 걸 되게 중요시하는데, 그런 성향이 제 작업 스타일과도 잘 맞았던 것 같다. 그 뒤로 선배님이 개인 작업이나 광고, 드라마를 할 때 항상 저희 팀을 불러주셔서 인연이 여기까지 이어진 것 같다.
김성훈
팀 이름이 ‘우리 스타일’인데 어떤 뜻으로 지은 이름인가.
남지수
분장이나 의상을 혼자서 할 수 없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도움과 아이디어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함께 일하고, 우리는 스타일을 만드는 팀이라는 뜻으로 회사 이름을 그렇게 정했다.
김성훈
우리 스타일은 어떤 시스템으로 운용되나.
남지수
의상과 분장을 담담하는 팀이 각기 따로 있다. 작품 규모에 따라서 운용 방식이나 인력 숫자가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제가 의상과 분장을 총괄하고, 의상 실장과 분장 실장이 각각의 업무를 주관하는 시스템으로 운용된다. 또 영화팀과 광고팀도 구분되어 있다. 영화 한 작품이 들어가면 의상과 분장을 합쳐 총8~10명 정도 투입된다. 찍어야 할 장면의 성격에 따라 의상팀이 바쁠 때도 분장팀이 정신 없을 때도 있는데, 우리 팀은 서로 협조하는 시스템이라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특히 드라마 감독님이나 PD님들이 저희 팀을 선호하신다. 미팅을 하면 의상과 분장, 헤어까지 한꺼번에 소통이 잘 되니까.
김성훈
특별히 영향을 받거나 좋아하는 의상감독이나 작품 속 의상이 있나.
남지수
매우 많다. (웃음) <라라랜드>는 생생한 색감을 확실하게 쓰고, <위대한 개츠비>는 당시 시대를 너무 잘 구현한 작품이었다. 한국영화로는 조상경 의상감독님이 작업하신 의상들을 매우 좋아해서 항상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자극을 많이 받는다. 개인적으로 시대극이나 사극 경험이 거의 없는데, 열심히 공부하고 잘 준비해서 나중에 사극이나 시대극에 도전하고 싶다.
김성훈
<범죄도시4> 촬영도 시작했는데. 전편 전부 작업한 스탭은 남지수 의상감독 말고는 거의 없지 않나.
남지수
저, 장원석 대표님, 스틸 기사님, 무술팀 정도? 아직 개봉 전이라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범죄도시4> 의상도 매우 화려하다. 많이 기대해달라. (웃음)
글 김성훈(<씨네21> 기자) / 사진 김성백(스튜디오 '오늘의 나' 작가) / 편집 정연주(한국영상자료원 수집카탈로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