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KOFA

영화가 있는 곳, 영화를 만나는 곳, 영화가 당신을 기다리는 곳

지난 프로그램

외팔이

One Armed Swordsman

감독: 장철 출연: 왕우,고룡,곡봉
1967년 111분 35mm
KMDb에서 자세히 보기
줄거리

엄청난 흥행 성공으로 이후의 장철의 시대를 가능하게 만들어준 기념비적 작품. 동시에 장철 스타일의 표본을 보여주는 걸작이다. 장철은 전대미문의 ‘외팔이 검객’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비극적인 운명 사이에서 갈등하는 영웅을 그려낸다. 이 작품을 통해 주인공을 맡았던 왕우는 홍콩 최고 스타의 반열에 오른다. 서극의 <칼>은 리메이크이자 이 영화에 바치는 오마주이기도 하다.

영펑강의 아버지는 계략에 말려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제여봉을 구하고 숨을 거둔다. 제여봉은 영펑강을 제자로 받아들이지만, 영펑강이 스승의 신뢰를 받는 것을 질투한 사형들의 괴롭힘을 못 이겨 마침내 아버지의 유품인 부러진 칼을 가지고 떠나려 한다. 그러나 그를 흠모하던 스승의 외동딸은 그를 막으려다 실수로 그의 오른팔을 자르고 만다. 도망치던 영펑강은 어느 여인에 의해 간신히 목숨을 구하고, 그녀와 함께 살게 된다. 그녀는 검객으로서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그에게 비서를 건네고, 그는 아버지가 남긴 부러진 칼로 무술을 연마한다.


주성철의 장철론 : 장철식 영웅의 탄생, <외팔이>

이른바 ‘무도관’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외팔이>는 이소룡 주연 <정무문>(1972)의 원본이라 보아도 무방하다(실제로 전붕은 <외팔이>와 <정무문> 두 편에서 모두 사부로 출연한다. 참고로 그는 <영웅본색>에서 적룡과 장국영의 아버지로 출연한 배우이기도 하다). 방강(왕우)은 아버지(곡봉)가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스승(전풍)을 구한 이후, 그 문파에서 거둬져 무술을 익히며 자란다. 그러나 스승이 그를 신뢰하는 것을 질투하는 사형들은 스승의 외동딸과 함께 사사건건 그를 괴롭히고, 마침내 그는 아버지가 유품으로 남긴 부러진 칼을 챙겨 문파를 떠나려 한다. 그러나 그를 흠모하고 있던 스승의 외동딸은 그를 막으려다 실수로 그의 오른팔을 자르고 만다. 피를 흘리며 도망치던 방강은 근처 강가에서 농사를 짓고 살던 여인(초교)에 의해 간신히 목숨을 구하고, 그녀와 함께 살게 된다. 검객으로서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던 펑강은 그녀가 건네준 비서를 연구하며, 장검을 버리고 아버지가 남긴 부러진 칼로 무술을 연마한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놀랐던 점 중 하나는 초반부터 배경이 겨울이라는 점이었다. 대부분 세트인데다 온통 눈으로 도배를 했기에 그것은 엄청난 모험이었을 것이다. 팔이 떨어져 나감과 동시에 하얀 눈밭을 놔 뒹구는 팔의 빨간 피, 정말 그 충격은 엄청났다. 또한 그 하얀 눈은 이후 <심야의 결투>(원제: 금연자, 1968)를 비롯해 왕우가 줄곧 입고 나오는 하얀 복장과도 대구를 이룬다. 한편, 홍콩의 영화비평가 스티븐 테오는 <외팔이>를 계급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기도 했다. 방강은 철저하게 노동자 계급이고 그것을 당시 본토에서 불고 있던 문화대혁명의 기운과 연결 짓는다. 방강은 고아나 다름없고 아버지는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전붕의 생명을 구하다가 죽었다. 죄책감 때문인지 미안함 때문인지 전붕은 왕우를 후계자로 삼으려 하지만, 높은 계급 출신의 동료들과 전붕의 버릇없는 딸에게 조소를 당하게 된다.

장철은 상업적인 스타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천변만화하는 다작관행을 놀라운 수준으로 이어갔으며 영화 인생의 대부분을 쇼 브라더스 스튜디오에서 보냈다. 호금전의 <대취협>(1966) 이듬해 만들어진 <외팔이>는 놀라운 흥행성적과 함께 홍콩영화산업에서 향후 10여 년 간 장철의 시대를 열게 해준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외팔이>는 쇼 브라더스와 장철에게 첫 번째로 100만 관객 동원 기록을 안겨줬기에 그는 ‘백만감독’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이미 마흔 살이 넘은 나이에 새로운 무협영화를 만들겠다는 의지 또한 강했기에 <외팔이>는 그의 필모그래피 안에서 어떤 혁명적인 지점을 차지하고 있다. 영화사적으로는 홍콩 최초의 핸드헬드 촬영 영화로 기록된다. 그리고 이후 줄곧 함께 하게 되는 시나리오 작가 예광과 함께 작업했던 첫 번째 영화이기도 하다. 상하이 출신의 예광은 <심야의 결투> <철수무정> <보표> 등 거의 모든 장철 영화의 시나리오를 썼으며 흥미로운 것은 과거 기자로 활동하다가 무협과 공상과학 소설가로 활동했던 이력처럼 장철 영화가 지닌 판타지, 탈현실적 성격과도 묘하게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이후 이소룡 주연 <당산대형> <정무문> 등의 시나리오도 썼으며 가명이나 예명을 쓴 작품을 제외하고도 거의 300편이 넘는 시나리오를 썼다.

관련 프로그램 및 상영일정
장철과 홍콩남아들 2009.03.18.수 ~ 03.29.일
바로가기
  • 2009.03.18.수 14:00 시네마테크KOFA 1관

  • 2009.03.21.토 20:00 시네마테크KOFA 1관

  • 2009.03.26.목 17:00 시네마테크KOFA 1관

  • 2009.03.28.토 17:00 시네마테크KOFA 1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