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한국전쟁에 참전하였다가 전쟁의 상처를 안고 제대한 재벌집 아들 현태(이순재)에게 자살한 전우 동호(김동훈)의 약혼녀 장숙(문희)이 찾아온다. 그녀는 동호의 자살 원인을 듣고 싶어 하지만 현태는 이를 밝히지 않는다. 동호는 현태가 소개한 술집 작부에게 빠져 그녀에게 치근대는 남자를 죽인 후 자살한 것이다. 현태는 장숙의 책임 추궁에 이상한 충동에 사로잡혀 동호에 빙의라도 한 듯이 자신과 평소에 가까이 지내던 술집 작부 계양에게 치근덕거리는 남자를 찌르고 감옥에 간다. 황순원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최하원 감독의 데뷔작이다. 형식적인 실험을 통해 한국영화 표현의 경계를 넓히고자 했던 당시 문예영화의 흐름에 속하는 작품으로 “인물의 복잡한 성격화,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대사, 혼란스럽고 황폐한 내면을 외화한 표현주의적 화면구성과 음악이 돋보인다.” 제12회 부일영화상 음악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