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윌리엄 타커레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청년이 부자 귀족으로 성공했으나 마침내 몰락하는 과정‘을 아름답고 화려하게 그린 작품. 영화는 한 사람의 일생에 대한 가치판단 이전에 출세에의 욕망에 사로잡힌 배리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 자체와 인간의 탐욕스런 욕망에 대해 냉소적으로 바라본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테크놀로지에 대한 큐브릭의 집요할 정도의 완벽성과 실험정신의 산증인이다. 큐브릭은 18세기 유럽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인공조명 없이 자연광으로만 촬영했는데, 전원풍경은 햇빛으로, 실내의 낮 장면은 창문을 통해 새어 들어오는 태양광으로, 그리고 밤 장면은 촛불을 통해 광원을 만들었다. 사실 큐브릭의 영화에서 스타일은 각각의 요소들이 서로서로 영향을 주면서 촘촘하게 짜여 진다. 영화에서 촛불을 통한 촬영은 의상과 분장, 연기, 그리고 헨델의 ‘사라방드’ 같은 장엄하면서도 서글픈 음악 등과 함께 18세기의 완벽한 재현이라는 리얼리티를 획득한다. 오로지 촛불만으로 촬영하기 위해 천체관측에 사용되는 나사의 렌즈를 이용해 특수카메라를 제작했다는 사실도 큐브릭으로서는 별반 놀랄 것도 없는 일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