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영화가 시작되면 화면 가득 아름다운 여인의 완벽한 나신이 들어찬다. 하지만 이 보다 더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남편과 키스하는 그 순간, 눈을 크게 부릅뜨고 어딘가를 곁눈질하던 여인의 눈길이다. 사랑하는 남편과 사랑을 나누기 직전, 그녀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 것일까. 스탠리 큐브릭의 유작이자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1925년작 「꿈의 노벨레」를 원작으로 한 작품. 감독은 배경을 원작의 19세기 말 비엔나에서 20세기 말 뉴욕으로 옮겨 성적 유랑에 빠진 상류층 부부를 통해 현대사회에서의 ‘결혼’으로 대표되는 관계의 의미, 인간의 본능에 대한 냉소적인 관점 등을 풀어간다. 당시 실제 부부였던 할리우드 최고 스타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이 부부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킬링>이나 <시계태엽 오렌지> 등 종종 ‘가면’을 중요한 상징으로 사용했던 감독은 이 작품에서도 가면을 쓰고 약에 취해 혼음 파티를 벌이는 상류층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폭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