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수 백 억 어치 다이아몬드를 들고 튄 석태는 교통사고로 아름답고 평화로운 시실리에 불시착하게 된다. 마을 사람들의 환대로 석태는 그곳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지만, 다이아몬드를 확인하러 들어간 화장실에서 낙상해 질식사할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석태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살인 누명을 쓸까 두려워 그를 어딘가에 묻기로 결의한다. 한편, 석태를 쫓던 양이는 휴대폰 위치 추적으로 간신히 시실리에 도착한다. 그러나 양이는 수상한 마을 주민들과 음산한 동네 분위기 때문에 그곳을 떠나려고 하지만, 석태의 키티 양말 한 짝이 발견되면서 양이는 시실리에 주저앉게 되는데...

2000년대 초, 급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한 디지털 카메라는 촬영 장면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점에 필름 시스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예산 제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더해지면서, 국내 장편영화 제작 환경을 변화시켰다. 이 같은 배경에서 <시실리 2km>는 국내 디지털 시네마의 성공적인 전망을 내다보게 한 작품이다. 그러나 2000년대까지도 디지털 영사 시스템은 초기 단계에 불과해, 이 시기 디지털 시네마는 상영을 위해 영화의 최종본을 필름에 다시 입히는 키네코 과정을 거쳐야 했다. 다시 말해, 이 시절 관객들은 ‘필름’이라는 아날로그 매체에 기입된 ‘디지털’ 영화를 만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