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인형연구가인 미망인 혜옥(조미령)의 집에 노총각 화가 장운(김진규)이 세를 든다. 깔끔하고 새침한 미망인과 수수하고 털털한 노총각 사이에는 자주 말다툼이 벌어지나 그것은 서로가 은근히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무렵 미망인의 딸 미영(손방원)을 좋아하는 젊은 총각 기호(오현경)가 찾아드는데 그는 화가와 함께 미망인을 놀린다. 그동안 딸은 젊은 총각과 결혼하고 노총각 화가는 미망인이 만류함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정을 남기며 그집에서 나간다.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한 박조열의 희곡 <토끼와 포수>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유현목 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보기 드문 로맨틱 코미디이다. 특히, 다른 작품에서는 보기 힘든 능글맞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김진규의 연기가 돋보인다. 여기에 '홀쭉이와 뚱뚱이' 콤비로 유명한 양훈과 양석천의 노련한 코믹 연기가 더해져, 영화에 활력과 재미를 불어넣는다. 진지한 작품들로 알려진 유현목 감독의 색다른 면모와 배우들의 앙상블이 어우러져, 그의 필모그래피 가운데서도 독특하고 유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