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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목 탄생 100주년전: 시대, 장르, 실천
기간: 2025.06.26.목 ~ 07.05.토
장소: 시네마테크KOFA한국영상자료원은 유현목감독탄생1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영화의전당과 함께 2025년 6월 26일부터 7월 5일까지 ‘유현목 탄생 100주년전: 시대, 장르, 실천’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개척자이자 실천적 작가였던 유현목 감독의 다층적인 영화세계를 조망하고자 한다. 대표작은 물론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어온 멜로드라마, 코미디, 아동영화, 실험영화까지 포함되며 제작자이자 교육자로서의 그의 행보 또한 함께 조명된다. 이를 통해 장르와 형식의 경계, 윤리와 미학의 접점, 그리고 영화로 시대를 읽고 사유한 한 작가의 궤적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1925년 황해도 봉산군 사리원에서 태어난 유현목 감독은 2009년 영면에 이르기까지, 한국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네아스트로 활약했다. 1956년 <교차로>로 데뷔하여 40여 년간 44편의 작품을 연출했고, 그 가운데 많은 영화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1961년 군사정권 하에서 상영 중단을 당한 <오발탄>은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과 독일 표현주의의 영향 아래 한국사회의 모순과 절망을 영상으로 형상화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그는 “영상적으로 사유한다”는 말을 남겼다. 어릴 적부터 미술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그는 대사보다 미장센과 구도, 조명, 촬영 같은 시각적 구성을 통해 사유하여 그만의 영상언어를 만들어냈다. 이런 감각은 현존하는 그의 가장 오래된 작품인 <그대와 영원히>(1958)부터 <오발탄>, <순교자>(1965) 등 일관되게 나타나며 특히 <손>(1975), <춘몽>(1965)은 이런 면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하지만 유현목 감독을 ‘무거운 작가’로만 기억하는 것은 온전치 않다. 그는 사석에서 “재미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기를 은근히 바랐다고 한다. 실제로 <수학여행>(1969)은 비전문배우인 아이들과 구봉서가 뿜어내는 생기 넘치는 에너지로 가득하며, <공처가 삼대>(1969)는 여성들의 기세에 눌린 남성들의 ‘비밀스러운 공모’를 유쾌하게 풍자하고, <몽땅 드릴까요>에서는 배우들의 희극적 앙상블을 정교하게 직조하는 연출력을 보여준다.
감독으로서의 성취에 더해, 그는 ‘시네포엠’, ‘한국소형영화동호회’를 통해 실험영화를 만들었고, 영화 제작 붐을 일으키고자 했다. 또한 ‘유프로덕션’을 설립해 문화영화와 애니메이션제작에 참여했다. ‘동서영화연구회’를 발족해 시네마테크 운동을 펼쳤으며 대학 강단에 올라 수많은 후학을 길러냈다. 제작자이자 교육자로서의 그의 역할 역시 영화 언어만큼이나 분명하고도 실천적이었다. 그 모든 궤적을 돌아보면, 영화평론가 변인식이 남긴 말 “유현목은 영화다” 는 단순한 찬사가 아닌 한국영화사에 새겨진 선언으로 읽힌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유현목 감독이 직접 연출한 영화(극영화, 실험영화) 16편, 제작에 참여한 애니메이션 1편, 그리고 그의 세계를 재해석한 비디오 에세이 1편까지 총 18편이 상영된다. 가장 주목할 작품은 <오발탄>과 같은 해에 제작된 <임꺽정>(1961)이다. 2022년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발굴되어 복원된 이 작품은 홍명희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유현목 감독의 드문 사극으로, 이번 특별전을 통해 4K 버전으로 국내 최초 공개된다. 이외에도 디지털화된 <순교자> 4K 버전, 35mm 프린트 상영으로 만나는 <그대와 영원히>, <분례기>, <말미잘> 등 다양한 시기의 주요작들이 상영된다.
특별전 기간 동안 유현목 감독의 영화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1회의 학술세미나와 9회의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임꺽정>의 발굴 과정을 소개할 이지영(한국영상자료원 수집 담당)과 석지훈(근현대사 연구자)의 토크를 시작으로, <손>, <춘몽>, <나의 한국영화 에피소드 6: 춘몽/창조/복원> 상영 후에는 김홍준(한국영상자료원 원장), 조준형(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의 씨네토크가 진행된다. 또한 이공희·김성수· 양윤호 감독, 정재형·전찬일·맹수진 평론가 등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 및 작품 소개가 이어지며, 일부 상영 종료 후에는 지하 1층 로비에서 관객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라운지 토크’가 마련된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유현목이라는 이름을 단순히 ‘기념’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질문으로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 질문은 오늘날 한국영화가 시대와 사회를 어떻게 다시 마주해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기도 하다.
주최: 유현목감독탄생1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한국영상자료원, (재)영화의전당
주관: (사)한국영화인협회, (사)한국영화감독협회, (사)한국영화학회
후원: 영화진흥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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