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자신의 성도 모른 채 평생을 나그네처럼 떠돌던 방원(신영균)은 물레방앗간에서 우연히 마주친 분이(고은아)에게 반해 한 고을에 머무르게 된다. 분이의 병든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방원은 그녀의 빚을 대신 갚기 위해 종신 머슴살이를 하기로 한다.
이만희는 1966년을 "다양한 영화를 모두 시도해보는 해"로 삼겠다고 공언한 바와 같이, <군번없는 용사>, <사기한 미스터 허>, <물레방아>, <만추> 등을 완성시킨다. 본격적인 코미디 영화 <사기한 미스터 허>와 대사보다 영상 언어를 통해 두 연인의 애수를 담은 <만추> 사이에 개봉한 <물레방아>는 창작력이 가장 왕성했던 시기의 이만희 감독과 서정민 촬영감독이 협업한 대표작이자 둘의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나도향 작가의 동명 소설로부터 제목 외에는 가져온 것이 없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독창적으로 창안한 시공간 안에서 실재와 환영의 모호한 경계를 경험하게끔 한다. 프린트 필름 사운드의 16분 분량이 유실되어, 배우들의 입 모양과 기록에 근거하여 자막을 삽입한 4K 복원 버전으로 상영한다.

[시네토크]
- 일시: 9월 13일(토) 17:00 <물레방아> 상영 후
- 행사명: <물레방아>, 낯섦과 어긋남
- 참석자: 신은실 평론가, 김예솔비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