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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의 함정
A Triangular Trap
조실부모한 숙(문숙)은 숙모가 남긴 막대한 유산의 상속인이다. 그러나 유언에 따라 결혼을 해야만 상속이 가능하며, 상대가 상국(오지명)일 경우에는 유산을 받을 수 없다. 과거 숙을 강간하고 감금까지 저지른 상국은 여전히 그녀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남아 있다. 어느 날 괴한의 습격을 받은 숙은 영일(유장현)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그와 가까워지지만, 다시 상국과 얽히게 되면서 삶은 더욱 위태로워진다.
이만희 감독은 자신을 충무로의 주요 감독의 반열에 올려놓은 <다이알 112를 돌려라>(1962)를 두 번에 걸쳐 리메이크한다. 1969년 <여섯 개의 그림자>, 1975년 <삼각의 함정>이 그것이다. <삼각의 함정>은 필름이 남아 있지 않아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전설의 작품 <다이알 112를 돌려라>를 다시금 상상하게 하는 작품이다. 공식 포스터에서는 '의협과 철권'을 내세운 '정통 무술 영화'로 소개되어 70년대를 풍자했던 권격 영화를 연상시키지만 실상은 멜로와 스릴러의 결합에 가깝다는 점에서 당시 한국영화가 처했던 산업적 제약과 장르적 모호성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