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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포가는 길 (4K)
The Road to Sampo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떠돌이 노동자 영달(백일섭)은 출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중년의 정 씨(김진규)를 만나 동행하게 된다. 우연히 들른 주막의 주모로부터 도망친 작부 백화(문숙)를 붙잡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두 사람은 눈보라 속으로 걸음을 옮긴다. 마침내 마주친 백화와의 실랑이 끝에 셋은 정처 없는 눈길을 함께 걸어 나선다.
황석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이만희 감독의 유작이다. 감옥 생활과 같은 개인적 경험이 반영된 설정과 세 인물 사이의 관계성, 초상집 장면 등 원작과 각본에도 없는 장면들을 통해 이만희 감독만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삼포가는 길>을 편집하던 중 갑자기 쓰러진 이만희 감독은 1975년 4월 13일 불현듯 세상을 떠났고, 영화는 그의 사후인 1975년 5월 23일 국도극장에서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