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이다는 권위적인 남편 비크토르의 억압 아래 자녀들을 돌보며 불행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가족 구성원들은 그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은밀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통해 비크토르는 가정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칼 테오도어 드레이어의 <집안의 주인>은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걸작이다. 1920년대 초 독일에서 등장한 카머스피엘필름(Kammerspielfilm, 실내극영화)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는 마치 연극 무대처럼 제한된 실내 공간에서 일상의 세밀한 면모를 그려내고자 하는 영화 형식이다. 이 작품은 그런 공간 안에서 이다가 집안일을 해 나가는 모습을 세심하게 비추며, 과장 없는 일상의 결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동시에,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가정 여성의 삶을 조용히, 그러나 절실하게 묘사해 나간다. 그런 면에서 덴마크어 원제인 <그대는 아내를 공경하라>는 이 작품의 주제를 정확히 드러낸다.

이번에 상영되는 2010년 복원판은 개봉 당시 해외 수출용으로 제작된 영어 간자막 버전이다. 이로 인해 등장인물의 이름이 보다 전형적인 영어 이름으로 바뀌었고(이다는 메리, 비크토르는 존), 간자막 또한 덴마크 개봉 버전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흥미롭게도 이 수출용 버전은 다음과 같은 문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영화는 제멋대로인 어느 남편의 이야기로, 이러한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사라졌지만 외국에는 아직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