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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소식 [뉴스레터] 40년 전 5월, 영화로 기억하다 2020.04.30 2153


지난주 책방을 들렀다. <요즘. 광주. 생각.>이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이 책이 시작된 경위는 이러했다.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던 평범한 직장인 2명이 오랜만에 정시 퇴근을 하고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2017)를 보고 영감을 얻어 5.18민주화운동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갖는 광주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서 인터뷰를 시작했고, 이 프로젝트가 온라인에서 인기를 얻어 책으로까지 출판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책의 내용보다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교과서 혹은 상세하게 기록된 그 어떤 문서보다도 영화는 역사적 진실을 우리의 뇌와 가슴에 ‘훅’하고 밀어 넣는 능력이 있다. 특히,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이나 역사라는 큰 프레임 안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일수록 영화가 갖는 힘은 더욱 커진다.

한국영상자료원은 2020년을 맞아 두 가지 테마 사업을 기획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5.18민주화운동. 올해로 40년을 맞은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재조명해 그 의미와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그동안 5.18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작품을 수집하고 디지털 복원했으며, 이 결과물을 이번 5월에 온/오프라인으로 선보이고자 한다. 40년 전 뜨겁고 아팠던 5월을 담은 영화는 어떤 영화가 있을까?


가슴을 뜨겁게 하는 그날의 기록, <5.18민주화운동 기록영상>과 <자유광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2017년 12월 익명의 수집가로부터 5.18 영상기록물을 소장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2018년 총 3권의 16mm 흑백 필름을 구입한다. 하지만 입수된 필름은 인화되지 않은 음화 필름으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기록관은 한국영상자료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해당 필름을 현상하고, 디지털화를 해 대중에게 공개했다. 총 72분의 이 영상물은 1980년 5월 20일부터 6월 1일까지의 기록이며, 국군통합병원과 적십자병원 치료 상황, 전남도청 기자회견 등 광주 일대와 근교를 촬영한 기록물이다. 아쉽게도 무성 필름이지만, 국군통합병원을 담은 유일한 영상일 정도로 5.18 관련 영상기록물은 여타 자료에 비해 많지 않아 당시 광주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는,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72분 풀 버전을 한국영상자료원 영상도서관에서 감상 가능하며, 5월 18일부터 KMDb에서 온라인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1980년대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져 많은 학생과 젊은이들의 피를 들끓게 했던 다큐멘터리 한 편이 있다. 바로 일본 판화 작가 도미야마 다에코 씨가 제작한 <자유광주>. 1981년 제작되어 일본에서 한국으로 역으로 조심스럽게 알려지면서 광주의 참상을 알린 대표적인 작품이다. 아마도 당시에는 아주 작은 모니터에 둘러앉아 여러 번 복사된 조악한 화질의 VHS 테이프로 <자유광주>를 보며 그날의 아픔을 되새겼을 것이다. 자료원은 5.18민주화운동기록관으로부터 <자유광주>를 수집해 오는 5월 16일부터 24일까지 시네마테크KOFA에서 개최하는 <“빛나는 계절에 위대한 시민”을 기억하며>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화되어 선명한 <자유광주>를 선보인다.


4K 디지털로 다시 돌아온 <오! 꿈의 나라>와 <부활의 노래>



5.18민주화운동을 최초로 다룬 독립 장편영화인 <오! 꿈의 나라>(이은, 장동홍, 장윤현, 1989)와 최초의 상업 극영화인 <부활의 노래>(이정국, 1990) 4K 디지털 버전을 시네마테크KOFA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학에서 단편영화 작업을 해오던 독립영화인들이 십시일반으로 약 1000만 원의 제작비를 마련해 제작한 <오! 꿈의 나라>는 장산곶매의 창설을 이끌었으며, 대학가를 중심으로 전국 150여 곳에서 500회 이상 상영하며 1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꽃잎>(장선우, 1996) 이전 이미 극장에서 정식 개봉한 <부활의 노래>는 당국의 검열로 25분이 삭제되는 비운을 겪었으나 일반 대중에게 5.18민주화운동을 알린 상업 극영화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각각 16mm, 35mm로 촬영되었던 두 작품을 한국영상자료원은 4K 디지털화했으며, <“빛나는 계절에 위대한 시민”을 기억하며>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부활의 노래> 4K 디지털 버전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최초 공개한다.


또 보고 싶었던 영화! 그리고 또 보고 싶게 될 영화!!



위에 언급된 영화 외에도 5월 16일부터 24일까지 개최하는 <“빛나는 계절에 위대한 시민”을 기억하며> 프로그램에는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다양한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상업 장편 영화라 할 수 있는 <꽃잎>, <박하사탕>(이창동, 1999), <화려한 휴가>(김지훈, 2007), <택시운전사>(장훈, 2017)은 언제 보아도 가슴을 울리는 작품으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극장에서 다시 만날 기회가 생겼다. 또한, <택시운전사>와 <화려한 휴가>의 의상과 소품을 시네마테크KOFA 로비에 전시해 영화를 감상한 뒤 감흥이 더욱 배가 될 것이다.



그 외 장편 다큐멘터리로는 기록되지 않았던 평범한 이들을 조명한 역사적 독립영화 <오월愛>(김태일, 2010),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외롭고 높고 쓸쓸한>(김경자, 2017), 광주 도심에서 포착된 시민군을 추적하는 화제의 다큐멘터리 <김군>(강상우, 2018), 파란 눈의 동지이자 목격자인 독일 기자에 관한 <5.18 힌츠페터 스토리>(장영주, 2018)가 준비되었다.
평소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단편영화로는 제5공화국의 우민화 정책을 엿볼 수 있는 관제 축제 현장을 8mm 필름에 담은 <국풍>(얄라셩, 1981), 저항가요를 결합하여 옴니버스 형태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오월상생>(전승일, 2007),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원작으로 음악과 댄스를 통해 광주의 기억을 실험적으로 해석한 <봄날>(오재형, 2018), 강상우 감독의 단편 <A WALL>(2019) 등을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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