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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 코, 입 | 2024.07.25 | 945 |
너의 눈, 코, 입
영상으로 그린 초상화 Moving Portraits 글: 정민화(한국영상자료원) 정리: 여은정(한국영상자료원) 사진: 최성열(씨네21 사진기자) 당신의 얼굴을 유심히 지켜본 적이 있는가? 어쩌면 내 자신과 마주하는 것이 불편하기도 하다. 눈썹의 미묘한 움직임, 피부의 나이테, 미세한 얼굴 근육의 떨림까지 <너의 얼굴>에서는 13명의 인물을 클로즈업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 인물들의 얼굴을 통해 시간의 흔적과 감정의 깊이를 느끼며, 자신과 마주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한국영화박물관에서 7월 19일부터 약 2개월간 전시하는 ‘Moving Portraits 너의 얼굴’ 기획전시를 통해 그들과 눈을 마주쳐보길 바란다. 차이밍량 감독은 이번 전시를 통해 "이게 바로 새로운 차이밍량이구나"라고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와 더불어 연극, 공연, VR, 그림, 설치 작업, 전시 등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차이밍량 감독을 만나 이번 전시 <너의 얼굴>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 2015년 광주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개관식으로 전시 작품을 선보인 적은 있으나, 국내에서 단독 전시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단독 전시로 한국 관람객을 만나는 소감에 대해 묻고 싶다.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30년 전, <애정만세>(1994)가 개봉했을 때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한국 관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이후로 모든 작품들이 한국의 다양한 영화제, 특히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왔다. 이번 단독 전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내 작품을 지켜봐 온 한국 관객들이 내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최근 10년간은 기존의 장편영화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상 작품을 통해 예술적 변화를 시도해왔다. 이런 작업들이 극장에서 보여질 수 있는 영상으로서 관객에게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 또 어떻게 발전해 나갈 수 있는지, 더 많은 영상들이 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러한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상자료원 초청으로 전시 겸 상영을 하게 되어 기쁘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되고 기회가 돼서 기분이 좋다. 영상자료원에서 하는 이번 전시 형식은 몇 달 전 로카르노에서 진행한 전시와 비슷한 컨셉이다. 내 작업이 국제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여러 곳에서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기쁘고, 앞으로도 이러한 작업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의 영문 타이틀은 ‘Moving Portraits’이다. <너의 얼굴>을 포함해서 사람은 물론 나무, 공간 등을 관찰하는 작품으로 구성되었는데, 초상화를 주제로 작품을 구성하고 전시하게 된 의도는 무엇인가. 영화의 역사는 100년 넘게 오면서 다양한 형식으로 발전했다. 나는 35mm 필름으로 영화를 찍고, 극장에서 상영하는 전통적인 영화 제작 방식으로 시작했다. 또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경험에 깊이 매료된 사람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 다양한 형식의 영화를 시도해왔다. 2017년에 VR 영화를 한 편 촬영했는데, 이 과정에서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는지를 느꼈다. 클로즈업으로 큰 스크린에서 보는 경험이 작은 화면에서는 볼 수 없는 걸 느끼게 해준다는 것을 VR 작업 이후 깨달았다. 그 후 바로 <너의 얼굴>에서 13개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담아낸 영상을 제작했다. 결국 이런 작업들은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영상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다양한 매체로 영화가 보여졌을 때도 반드시 극장에 가서 봐야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나는 이것이 극장에서 보여줘야 할 영상의 미래 방향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시간의 개념을 담은 작품들![]() * (좌측부터 시계방향) <너의 얼굴>, <시닝 공공 주택>, <가을날>, <나무> (사진 제공. 차이밍량 감독)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7편의 작품은 각각 그 대상이 다르기는 하지만 <너의 얼굴>에서 13명의 인터뷰이 대부분은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이고, <나무>와 <가을날>도 마찬가지이다. 이렇듯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이나 <시닝 공공 주택>과 같이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건물 등 생명의 순환기의 끝자락에 자리한 존재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이유가 있는가. 일단 지금까지 했던 영화나 최근 영상 작업들을 보면, 반복적으로 시간의 개념, 시간의 중요성, 시간성을 다루는 것을 계속 해왔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인물이든 공간이든 물체이든 시간이 보여주는 개념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런 대상을 선택해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이를 직면해야하는 것을 겁내고 살아가고 있다. 나도 물론 시간이 흘러서 어떤 것이 사라진다는 두려움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시간이 흘러서 끝에 다다랐을 때 보여지는 아름다움이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직면하는 것에 대해서 오히려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을 더 깊이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끝에 다다른 존재들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자세히 보면 느낄 수 있다. 시간이 흘러서 어느 순간에 다다랐을 때 얼마나 가치있고 아름다운지. 현재 계속해서 작업하고 있는 <행자> 시리즈와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작품은 또 다른 결을 가진 작품들이다. 그리고 작년 국립대만교육대학 뮤지엄(Museum of National Taipei University of Education)에서 의자를 주제로 드로잉과 설치 작품을 소개하기도 하고, 홍콩에서 뮤지션과 협업하여 <원 앤드 제로 One&Zero> 공연을 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영화는 물론 공연, 순수미술, 설치미술, VR, 전시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계신데, 이렇게 여러 분야에 걸쳐 작업하시는 배경은 무엇인가. 나의 삶, 인생, 경험, 경력이 누적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장르가 형성되었다. 예술을 창작하는 아티스트로서 그 순간에 내가 경험했던 것,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다보니, 나이의 변화 혹은 삶에서 쌓여지는 경험의 변화에 따라서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 기본적으로 나의 삶과 연관돼 있다. 나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한다. 특히, 옛날 노래들은 나에게 힘을 주는 양분이다. 어떤 나이에 도달했을 때 내가 쓸 수 있는 힘의 한계가 있다. 나는 장편 영화든 그림이든, 그 순간에 보여주는 것을 표현하는 데 적합한 방식을 선택할 뿐이다. 이것은 나에게 자연스러운 일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럴 때마다 ‘참 내 인생의 이 순간이 아름답구나’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굉장히 자유로운 사람이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뭔가에 묶여있거나 구속되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면 경계를 두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넘는 것을 좋아한다. 그게 뭐든 상관없이 경계를 넘어가서 한다. 내가 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왜냐하면 내가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 좋아하는 노래를 생전 처음 들어보는 젊은 관객들에게 불러줬을 때, ‘세상에는 이런 노래도 있었어. 지금도 존재해’라는 것을 들려줄 수 있어 기쁘다. 비록 내가 엄청난 기교가 있거나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표현하고 싶은 것을 그릴 수 있어 즐겁고,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행복하다. 표현하는 방식은 단지 나의 즐거움, 지금 순간에 하고 싶은 것들을 보여주는 도구일 뿐이다. 지난 전주국제영화제 섹션 중 감독님을 소개하는 글 중 ‘30년 동안 다양한 장르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고, 또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창작은 내면의 마음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뚜렷한 목적이 있거나 어떻게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방식으로 창작을 하든 그 순간 최선을 다해 내면 세계를 보여줬던 것 같다. 지금도 그 과정에서 보여줬던 모든 작품을 매우 즐긴다. 그 당시 최선을 다해 표현했던 퍼포먼스였기 때문에, 지금도 그 작품들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좋아한다. 예를 들어, 전시장 영상을 보며 예전에 머물렀던 폐허 장면을 다시 보게 되었을 때, ‘어떻게 그때 저렇게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이 나에게 운명적으로 저곳에 머물게 했기 때문에 내가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보니 새삼 기뻤다. 이강생 배우를 보면서도 갑자기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저 때 멋진 이강생의 모습을 잘 담아낼 수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스스로 대단하다, 좋다는 느낌도 받았다. ![]() ![]() * <원 앤드 제로(One&Zero)> 스틸이미지 (사진 제공. 차이밍량 감독)
"영화 박물관은 미술관의 영화관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한다."전통적인 방식인 극장 상영 외에도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오늘날 미디어 환경과 플랫폼이 급변하는 것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나. 작업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가. ‘미술관의 시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윗세대들은 미술관 문화를 접하기 어려웠지만, 유럽에서는 미술관 문화가 삶의 가까이에 있었다. 미술관에서 감상하는 것이 어떤 작품을 관람하는 것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아시아 창작자들이 가야 될 방향에는 미술관이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창작자들은 관객을 염두하고 작품을 만드는데,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작품들이 선사하는 바가 다르다. 예를 들면, 상업적인 창작물에만 관심을 가지는 지역은 오락성 있는 작품과 사람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들로 주로 제공될 것이고, 반면 이보다 고급스러운 문화를 접하고 개인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에서는 아무래도 개인적이고, 조금 더 밀도있고, 깊이감 있는 작품을 선호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만들어지는 방식이 다르다고 하지만 나는 앞으로 관객을 양성할 수 있는 곳이 미술관이라고 생각한다. ‘미술관을 통해 양성된 관객은 높은 수준의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실력이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 미술관이 중요한 시대가 될 거라 생각한다. 영화 제작자들이 상업적인 영화를 만들어 극장에 상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요즘에는 비주류 영화를 보여줄 수 있는 미술관이 많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들은 영상 작품을 틀어놓는 전시실을 마련해 그림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영상을 감상할 기회를 준다. 당연히 상업적인 영화가 극장에서 틀어지는건 맞지만, (우리가 일명 말하는) 예술영화 혹은 자유 창작되는 영화들이 지금 미술관에서 비주류 영화를 보여주는 것처럼 어떤 하나의 형태로 자리를 잡으면 이런 작품들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거다. 다시 말해, 자유롭게 창작하는 예술가들에게 더 고무적이고, 미술관에서 영상을 보여주는 공간도 더 많아질 것이다. 영화박물관은 미술관의 영화관이라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미술관에 있는 영화관 혹은 영화박물관은 현재 개봉한 영화가 아닌 과거의 좋은 작품들을 계속해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다. 30년 동안 만들었던 작품들이 어떤 시기에 만들었던 영화건 순서와 상관없이 전 세계를 순회하며 계속해서 보여지고 있다. 어떨 때는 내가 가지 않아 모르는 곳에서 나도 모르게 보여지고 있을 때도 있다. 보통 사람들은 옛날 영화 그러면 도태되었다고 생각하고 올드하다, 촌스럽다, 그러니까 안본다. 새로운 영화만 본다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상 영화는 그렇지 않다. 영화는 얼마나 오래되든 상관없이 계속해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좋다. 영화박물관 <너의 얼굴> 전시와 더불어 KU시네마에서 <행자> 연작 시리즈를 상영한다. 이를 두고 영화 매니아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것에 대해 알고 있나. 최근 타이베이에서도 그렇고 다른 나라에 가서 관객들을 만났을 때도 이런 얘기를 했었다. ‘시설이 좋은 극장에서 차이밍량이라는 사람이 만들어낸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지금 이 시대 관객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는 것을.’ 최근 10년 동안 타이베이에서 내 영화를 계속 알리고, 관객들을 양성해왔다. 이외에도 미술관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미술관들이 많은 것을 해결해준다는 것을 열심히 알리는 일도 계속하고 있다. 지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많은 관객들이 전주 영화의 거리에서 행자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이 광경을 보며 어떤 감정이 들었나. 한국에서 <행자> 시리즈를 촬영하기로 한 것으로 아는데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너무 감동적이었다. 참여인원이 생각보다 너무 젊었고, 사실 내 영화를 좋아해주는 관객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일반적인 관객은 아니다. 나는 늙었고, 내 작품들도 나이가 들고 이제는 오래된 작품도 있지만, 영화는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사람처럼 늙어서 없어지는 게 아니라고 느꼈다. 이런 작품들을 보고 새로운 젊은 관객들이 영입되고, 요즘 점점 많아지는 모습을 몸소 느끼면서 미래 영화의 희망을 봤다. 영화 희망이라는 건 내 영화의 희망이라기보다는 이런 관객들이 점점 많아짐으로써 자유로운 창작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기회가 많이 주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전주에서 만난 젊은 영화학도들이 ‘감독님처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감동이었다. <행자>라는 작품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만들어지기 어려운 시리즈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쉽게 만들어지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이건 내가 그림 그리는 것과도 똑같다. 갑자기 밖으로 나갔는데 뭔가 그리고 싶은게 생기면 사생하듯이 <행자>는 이상하게 그런 형식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전주에서는 전주를 배경으로 <행자>를 만들어달라고 요청을 했고, 지금 촬영하고자 하는 곳은 공사장이다. 공사장을 짓기 시작하는 시기가 아마 촬영시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 내년쯤 촬영할 것 같다. 그 공사장은 전주시에서 예술영화관을 만드는 곳이다. 아마 그곳이 <행자>의 주된 배경이 될 것이다. 영화 혹은 영상작업, 전시 등 장르에 상관없이 보신 한국 작품이나 한국 아티스트 중에 인상깊었던 부분이 있나. 유일하게 1회부터 마지막까지 다 본 드라마가 있다. 바로 <더 글로리>다. 원래 시리즈물을 좋아하지 않는데 공개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이야기하고 유명해서 도대체 어떻게 찍었길래 그런가 궁금해서 끝까지 다 봤다. 솔직히 말하면 내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긴 하다. 투 머치다. 너무 많이 보여준다. 그리고 최근 이창동 감독의 작품을 다시 다 끄집어내서 봤다. 이렇게만 보더라도 한국의 영화든, 시리즈물이든 웰메이드 작품은 대단하다. 상업적이면서도 그 안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충분히 표현한다는 게 한국 영상문화에서의 중요한 힘인거 같다. ![]() * 차이밍량 감독 너의 얼굴 Moving Portraits 전시를 관람객들이 어떻게 봐주었으면 하나. 정성일 평론가와 저번에 만났을 때 한 이야기가 있다. 정성일 평론가가 말하길, 한국에서 감독님을 좋아하는 몇몇의 평론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새로운 차이밍량이 나타났다!’라고. 나는 그 말을 빌어 이번 전시를 보며 관객들이 ‘아! 이게 바로 새로운 차이밍량이구나’라고 와서 느꼈으면 한다. 관객들이 작품을 볼 때 ‘내가 이걸 보고 약간 실망할까? 혹은 이게 맞을까?’ 의심하거나 이런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보길 바란다. 어떤 작품을 볼 때는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다. 영화는 시처럼 감상할 수도 있고, 한 폭의 그림으로 볼 수도 있고, 개인적인 경험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영화를 보여주는 극장에 더 많은 자유를 허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정민화 큐레이터는 인터뷰를 진행했고, 여은정 편집자는 전문과 기사를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