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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컬렉션 개그맨 (1988, 싱글팩) 감독: 이명세 제작 연도: 2016
<개그맨>은 ‘한국영화사의 독창적인 시네아스트’ 이명세 감독의 데뷔작으로 리얼리즘이 대세이던 1980년대 후반 낯설고 독특한 스타일로 관객과 평단을 불편하게 만든 영화였다. 이후 “너무 빨리 도착한 영화”, “시대를 앞선 영화”, “한국영화사에서 가장 독특한 데뷔작”으로 불린 <개그맨>은 인위적인 세트와 몽환적인 미장센, 현실과 가상의 불명확한 선, 바보 같은 두 남자와 똘똘한 한 여자가 벌이는 삼인조 ‘놀이’로 혼란스러운 시대를 진중하게 다룬 일군의 주목 받았던 영화들에 비해 ‘지나치게 가벼우며, 사회성이 없고, 리얼리티가 떨어진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저 낮은 곳의 삼류 개그맨 이종세와 허름한 이발소 주인 문도석의 우스꽝스러운 ‘놀이’ 뒤에 가려진 삶의 허무함과 비애감은 당시 어떤 영화보다도 정치적이며 문제적이었다.
특유의 스타일로 꿈과 사랑이라는 주제를 지속적으로 변주해 온 ‘이명세 영화’의 시발점인 <개그맨>의 또 하나의 빛나는 지점은 이종세, 문도석, 오선영이란 독특한 캐릭터와 이를 연기한 안성기, 배창호, 황신혜라는 배우에게 있다. 찰리 채플린처럼 분장한 이종세의 과장된 진지함, 시종일관 무언가를 우물거리며 먹고 있는 우둔한 문도석, 이들에 비해 뛰어난 외양과 똑 부러지는 행동으로 낯설게 느껴지는 오선영, 이 어울리지 않는 세 명의 조합은 묘하게도 어우러지는데 이는 국민배우 안성기의 성실한 연기에, 높은 톤의 목소리로 화면에서 도드라지는 황신혜의 연기에, 그리고 영화 전편을 사로잡는 배창호 감독의 놀라운 연기에 힘입고 있다. 특히 ‘삼강 하드’를 빨면서 만화방에 들어와 이종세에게 일장연설을 하는, 수십 개의 삶은 계란을 입 안으로 구겨 넣으면 살인의 충격을 삼키고 있는 배창호 감독의 출중한 연기는 당시 가장 인기 있던 영화감독 배창호가 아닌 영화배우가 되기 위해 은행 강도 짓마져 서슴지 않는 문도석의 열망에서 솟아나오는 듯하다. 이번 블루레이는 한국영상자료원이 이명세 감독과 함께 디지털 색 보정한 복원버전이며, 구본창 사진작가가 현장에서 촬영한 스칠 사진으로 꾸며진 이미지 갤러리가 부록으로 실려 있다. 음성해설은 이명세 감독이 김홍준 감독과 함께 배창호 감독과의 공동각본 작업, 태흥영화사의 이태원 사장과의 인연, 안성기, 황신혜 그리고 배창호 감독의 캐스팅 일화, 유영길 촬영감독과의 추억 등 주연배우에서 엑스트라까지 한 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다 같이 밥 먹고 촬영하던 시절의 영화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들려준다. 소책자에 실린 맹수진 영화평론가의 이명세 감독론과 영국의 저명한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의 <개그맨>에 대한 작품론은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것 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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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DVD 정보 |
ㅇ 본편 자막: 한국어, 영어, 일어 자막
ㅇ 화면비: 1.85:1 Anamorphic Widescreen ㅇ 오디오: Korean DTS-HD MA Mono ㅇ 러닝타임: 124분 ㅇ Special Features - 음성해설: 이명세(영화감독), 김홍준(영화감독) : 한국어, 영어 자막 - 이미지 자료 모음 - 예고편 ㅇ 소책자(국·영문) - “한국영화사의 독창적인 시네아스트 이명세” 맹수진 (영화평론가) - “이명세의 <개그맨>” 토니 레인즈 (영화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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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DVD 문의: 02) 3153-20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