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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컬렉션 마부(1961) 감독: 강대진 제작 연도: 2021
한국영상자료원이 기획하고 블루키노가 제작한 23번째 블루레이 타이틀이다. 강대진이 연출하여 1961년 2월 개봉한 <마부>는 1961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는데, 이는 한국영화사를 통틀어 아시아영화제를 제외한 주요 국제영화제에서의 첫 수상기록이다.
<마부>는 한국영화사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다. 앞서 언급했듯 베를린영화제에서 수상했을 뿐 아니라, 2014년 한국영상자료원이 선정한 한국영화 100선을 비롯한 다양한 리스트에서 1960년대 한국영화의 대표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하층민 아버지와 자식들의 고단한 삶과 희망을 그린 이 영화는, 가족 내부의 이야기를 넘어 하층민 가족들이 겪는 계급적 현실과, 가족 내 폭력. 가난의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입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마부라는, 사라져가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을 조명함으로써 근대화가 가져온 다양한 한국사회의 변화를 그려낸다. 그럼으로써 이 영화는 단순한 가족영화가 아니라 1960년을 전후한 시기 한국사회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대표작이 되었다. 말이 끄는 수레를 데리고 서울의 곳곳을 다니는 영화 속 마부의 행로는 차의 이동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다채로운 당대 서울의 장소들을 느린 속도로 담아낸다. 이 장소들은 시각적 쾌락을 위해, 말하자면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풍광을 영화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니다. 주인공 가족 동네인 옥인동과 누하동, 아버지가 데이트를 하는 남영동 성남극장, 서울역 수하물 집합소, 장충로, 옛 중앙청 앞길 등의 장소들은 영화 속 등장인물들, 나아가 당대 서울 시민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야기의 배경만으로 환원되지 않는 장소의 구체성이 관객에게 주는 강력한 존재감은 이 영화가 당대 현실 혹은 당대인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증명이자 이 영화의 존재 의미이기도 하며, 감독의 태도이자 철학이기도 할 것이다. 다른 한편 이 영화는 과거 영화의 가치라는 것이 미학이나 산업적 성공만큼이나 기록적 가치에 의해 매겨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홍준 감독과 김형석 프로그래머가 맡은 이 영화의 코멘터리는 흥미롭다. 두 사람은 당대 한국영화사, 각 장면의 연출 의도, 등장배우와 풍경들에 대한 박식한 해설을 제공한다. 이 친절한 코멘터리는 60년 전의 영화를 오늘날 관객들이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이번 블루레이 소책자에는 한국영상자료원 조준형의 감독소개와 작품비평 외에 도시사 연구자 김영준이 영화 속 서울의 장면에 대한 글이 수록되어 있다. 이 영화를 보고 1960년경 영화 속 서울의 풍경이 궁금해진 관객에게는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별도로 제공되는 김광성 화백의 그림은 <마부>가 그려내는 서울시의 풍경을 소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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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DVD 정보 |
본편 자막: 한국어, 영어, 일어
화면: 1080P FULL HD 16:9 오디오: Korean LPCM Mono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Special Feature - 음성해설: 김홍준(영화감독), 김형석(영화평론가) - 이미지 갤러리 - 복원전후영상 소책자 - “사라져 간 것들을 위하여” (조준형, 한국영상자료원) - “필름 속 60년 전 서울의 모습을 찾아서: 영화 <마부>에 나타난 1961년 서울” (김영준, 도쿄대학교 도시공학전공 박사과정) 기타 - 영화엽서 3종 - 김광성 화백의 <마부> 그림 2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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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DVD 문의: 02) 3153-20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