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KO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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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로그램

나만 웃겨?: Frat Pack의 영화들

기간: 2021.03.03.수 ~ 03.09.화 |장소: 시네마테크KOFA 1관

나만 웃겨?: Frat Pack의 영화들 대표 이미지

“킥킥킥킥킥” 조용한 영화관, 무표정한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웃음이 터져 ‘나만 웃긴가?’ 생각 한 적이 있는가? 만약, 그때 저 멀리 누군가 나와 같은 지점에서 웃는 걸 발견 한다면 묘한 동질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웃음은 즉각적인 신체반응에서부터 수많은 사회화를 거쳐 형성되기에 같이 웃는 사람에게 동질감이 생기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 같다. 웃음이 만들어지는 원인을 수많은 철학자들이 분석했고 문화/시기별 코미디 영화를 통해 사회를 이해하려는 학자들의 시도 또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어떤 코미디를 볼 때 ‘이건 폭력적인 웃음이야’, ‘철지난 유머군’ 혹은 ‘음~ 이건 미국식이군’ 등의 말을 내뱉는 사람들도 종종 보게 된다. 

 이번 기획전 ‘나만 웃겨? : Frat Pack의 영화들’에서 소개하는 영화들은 Frat Pack이라 불리는 느슨한 그룹이 2000년대 출연 혹은 연출한, 거칠게 말해 ‘미국식 코미디 영화’를 묶은 프로그램이다. 앞서 말한 Frat Pack은 90년대 후반부터 흥행한 미국 코미디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묶은 것으로 많은 명칭이 그렇듯 언론사인 「USA TODAY」가 이름을 만들었다. 이들의 영화는 북미지역에서 흥행했지만, 국내엔 개봉조차 못한 작품들이 많다. 아마도 앞서 주저리 설명한 웃음코드의 차이로 ‘한국에선 흥행이 안 될 거다’라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으리라 추측해본다. 개봉을 안/못했음에도 영화들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했고 가끔 SNS에 ‘숨어서 보는 영화’ 리스트에 이들의 영화를 올리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수 많은 이들의 영화들 중 이번엔 총 6편의 영화 <쥬랜더>, <트로픽 썬더>, <앵커맨>, <나쵸 리브레>, <피구의 제왕>, <블레이즈 오브 글로리>를 상영한다. 모든 영화에 Frat Pack의 벤 스틸러, 윌 페럴, 오윈 윌슨, 루크 윌슨, 잭 블랙, 스티브 카렐, 빈스 본이 최소 한 명이상 주연을 맡고 있고, 이들과 함께 많은 유명인들이 출연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톰 크루즈, 매튜 매커너히, 도널드 트럼프, 빌리 제인, 데이비드 보위, 패리스 힐튼, 톰 포드 등) 영화들은 익숙한 표정과 상황을 비틀거나 하나 이상의 문화를 뒤짚고 패러디해 웃음을 만들어 내며, 문화 혹은 배우들에 대한 이해가 없더라도 웃을 포인트는 곳곳에 널려있다. 

 기획전을 함께 모여 킥킥 거리는 웃음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극장에서 또 언제 볼지 알 수 없으니까. 누군가에겐 하나도 웃기지 않고 불쾌하기만 할 수도 있고, 몇몇 작품들은 시대적 한계가 분명해 영화의 시선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기에 미리 양해를 구한다. 

 마지막으로, 나만 극장에서 웃고 있지 않기를 바란다.

  • 쥬랜더
    벤 스틸러 2001년 89분 D-Cinema
  • 트로픽 썬더(디렉터스 컷)
    벤 스틸러 2008년 120분 Blu-ray
  • 나쵸 리브레
    자레드 헤스 2006년 91분 Blu-ray
  • 피구의 제왕
    로슨 마샬 터버 2004년 93분 Blu-ray
  • 블레이즈 오브 글로리
    조쉬 고든,윌 스펙 2007년 93분 D-Cinema
  • 앵커맨(확장판)
    아담 맥케이 2004년 97분 Blu-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