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KO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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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예정 프로그램

영화서클

기간: 2026.01.31.토 ~ 02.12.목 |장소: 시네마테크KOFA 2관

  • GV
  • 강연
영화서클 대표 이미지

circle:
(1) 원형의 도형. 시작과 끝이 구분되지 않는 형태.
(2)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결속된 사람들의 집단.


원을 이루듯 자발적으로 연결된 이들의 공동체라는 의미의 ‘서클’은 한국에서도 정확한 기원을 짚기 어려울 정도로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왔다. 한국영화사의 수많은 서클들도, 어느 지점에서 출발하든 한 점에서 다시 이어지는 원형처럼 서로 얽혀 있었다. '영화서클' 기획전은 그 첫 번째 장으로 광주민주항쟁부터 민주화 투쟁, 노동자 대투쟁, 직배저지 투쟁에 이르기까지 한국사의 국면들과 함께 호흡해 온 한국의 1980년대 대학 영화서클의 작품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학생운동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1980년대, 대학 서클은 학생운동의 가장 중요한 구심점이었다. 그 배경에는 1980년 7·30 교육조치를 통해 졸업정원을 전제로 대학 입학 인원이 최대 130%까지 확대되며 대학생 수가 급증한 점과, 1980년 5·18 광주의 충격으로 다수의 학생들이 민주화운동에 투신하게 된 점이 함께 작용하였다. 갓 성인이 된 대학생들은 “내가 하지 않는다면 누가 할 것인가?”¹라는 책임의식 속에서 침묵 대신 행동을 택했다. 이들의 학내외 활동은 정치·사회 이념을 학습·토론하고, 이를 실천으로 연결하고자 했던 ‘이념서클’부터 탈춤, 마당극과 같은 연희활동을 통한 공동체였던 '문화패/문화서클' 등을 거쳐², 매체의 변화에 따라 ‘영화서클’로 확대되어 갔다.

대학 영화서클들은 1979년 모집공고 이후 1980년 정식 결성된 서울대학교 ‘얄라셩’ 영화연구회를 필두로 형성되기 시작해, 1983년에는 고려대학교 영화연구회 ‘돌빛’의 결성으로 이어진다. 이어, 1983년 12월 학원자율화 조치의 일환으로 이듬해 대학 내 서클 조직 규정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완화되고 1984년 '제1회 작은영화제(작은 영화를 지키고 싶습니다!)' 및 1985년 영화마당우리 주관의 '작은영화워크숍'의 개최와 맞물려 대학 영화서클은 더욱 활기를 띄게 된다. 1985년 한 해에만 경희대 그림자놀이, 명지대 필름 아트, 서강대 영화공동체, 성균관대 영상촌, 연세대 연세영화패, 한국외국어대 울림, 이화여대 누에, 한양대 소나기, 한성대 활사패, 홍익대 빛의 소리, 상명여대 얼래, 인천대 영화연구회 등의 영화서클이 잇따라 결성되었고, 그 흐름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이듬해 문공부 심의를 받지 않고 <파랑새>를 불법 상영했다는 혐의로 1986년 11월 서울영상집단의 홍기선과 이효인이 구속 기소되어 1987년 3월 최고형인 징역 2년을 구형받은 <파랑새> 공판 사건을 계기로, 대학 영화운동 내부에서 조직적 연합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그 결과 1987년 5월 13개 대학 영화서클의 연합체로 ‘대학영화연합’이 결성되었다. ‘대학영화연합’은 영화 제작, 영화법 개정 투쟁, 작품 상영회, 영화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다가 해체 이후 92년 '서울지역대학영화패 연석회의', 96년 '대학영화패연합'으로 재편되었다.
이들 서클의 구성원 중 일부는 대학을 떠나 서울영화집단(1982), 서울영상집단(1986), 장산곶매(1987), 민족영화연구소(1988), 노동자뉴스제작단(1989), 바리터(1989), 푸른영상(1991) 등의 영화 단체들을 창립하여 활동하였으며 그 영향은 현재까지 이어진다. 개별 영화서클과 그로부터 분화되어 형성된 조직들은 모두 각기 다른 지향점을 지니고 있었지만, 한국 영화사의 주요 사건들이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한국영화의 암흑기로 불리던 1970년대에 유년기 또는 청소년기를 보내며 성장한 영화서클의 구성원들은, 군사정권의 검열 아래에서 제대로 된 사회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제도권 한국영화를 대신하여, 각자의 방식으로 저항의 발화를 시도하였다.

이번 '영화서클' 기획전은, 2026년 현재까지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수집된 대학 영화서클 제작 16편의 작품들을 상영한다. 먼저 이화여자대학교 영화패 '누에'의 1985년 창립작 <시발>은 1980년대 대학 영화서클 작품 가운데 최초로 16mm 필름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당시 대학 영화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던 여성 의제를 정면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한국영화사 연구에서 지속적으로 주목받아온 작품이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누에'가 기증한 16mm 필름 유일본을 2025년 4K 해상도로 디지털화한 버전을 최초 공개한다. 또 다른 상영작인 <선생님 그리기>(1985)는 이후 <비 오는 날의 수채화>(1989), <엽기적인 그녀>(2001) 등을 연출한 곽재용 감독의 데뷔작이다. 1985년 제11회 한국청소년영화제(현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상 수상작으로, 곽재용 감독이 기증한 16mm 프린트 필름을 2025년 4K 해상도로 디지털화한 버전을 최초 상영한다. 상영작 가운데 연세대학교 연세영화패의 <부활하는 산하>(1986)는 1986년 연고전/고연전 학술문화제의 일환으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가 기획하고 연세영화패가 제작한 기록영화이다. 최초 상영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으나, 이데올로기 서적인 『계급투쟁사』를 인용했다는 이유³로 1986년 관계자 검거령이 내려졌고, 제작 배후로 서울영상집단이 지목되며 앞서 서술한 <파랑새> 사건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독립영화계에 중요한 논쟁을 촉발했으나, 필름 유실로 인해 오랫동안 대중에게 공개되지 못했다가, 2025년 발굴·복원된 디지털화본을 이번 기획전에서 상영된다. 이 밖에도 서울대학교 ‘얄라셩’ 영화연구회의 <출구>(1982), 연세대학교 ‘연세영화패’의 <광장>(1985), 고려대학교 영화연구회 ‘돌빛’의 <목격자>(1984), 한양대학교 '소나기'의 <인재를 위하여>(1987), 홍익대학교 ‘빛의 소리’의 <배추흰나비>(1987), 명지대 '필름아트'의 <독주, 모래성>(1985)과 <안전선>(1987) 등 80년대 제작되고 90년대 또는 2000년대 초반까지 상영된 이후 공식 상영 이력이 없어 구전으로만 전해져 온 작품들을 함께 상영함으로써, 한국 독립영화사의 공백으로 남아 있던 시기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영화서클' 기획전은 이들이 작품을 통해, 영화실천을 통해 당대의 현실을 어떻게 재현하거나 회피했는지, 그리고 이후 영화운동에 끼친 영향과 그 한계가 무엇이었는지를 함께 되묻고자 한다.

¹ 이남희, 「대항 공론장으로서의 운동권」, 『민중 만들기: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재현의 정치학』, 후마니타스, 2015, 252쪽.
² 박인배, 「문화패 문화운동의 성립과 그 향방」, 박현채, 정창렬 편, 『한국민족주의론 Ⅲ: 민중적 민족주의』, 창비, 1985, 421–424쪽.
³ ≪스크린≫ 1989년 1월호, ㈜창인사, 1989, 127쪽.

경희대 영화연구회 그림자놀이 + 명지대학교 필름아트

고려대학교 영화연구회 돌빛 + 홍익대학교 빛의소리

서울대학교 영화연구회 얄라셩

연세대학교 연세영화패

이화여자대학교 영화패 누에

한양대학교 영화연구회 소나기

이벤트


[시네토크]

* 1월 31일(토) 14:00 <광장>, <부활하는 산하> 상영 후
- 참석자: 이정하(<부활하는 산하> 연출), 이수정(영화감독), 변재란(서울국제여성영화제 조직위원장, 순천향대학교 공연영상학과 교수), 안훈찬(영화프로듀서), 강원호(<부활하는 산하> 기획/프로듀서), 유운성(영화평론가)

* 1월 31일(토) 17:30 <목격자>, <1987년 애국학생 고 이한열 열사 민주국민장(신촌-서울시청광장) 촬영 원본>, <배추흰나비> 상영 이후
- 참석자: 이규석(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정병각(영화감독), 김시천(서울영상위원회 독립영화공공배급망센터 소장), 박진희(영화연구자)

* 2월 6일(금) 19:00 <인재를 위하여> 상영 후
- 참석자: 장윤현(영화감독), 공수창(영화감독), 황민진(시네마테크KOFA 프로그래머)

* 2월 7일(토) 13:30 <선생님 그리기>, <독주, 모래성>, <안전선> 상영 및 강연 후
- 참석자: 곽재용(영화감독), 변주현(영화감독), 공영민(영화사연구자)

* 2월 7일(토) 17:00 <시발>, <이화뉴스>, <영화운동의 함성> 상영 후
- 참석자: 이현주(<시발> 공동연출), 황혜란(<시발> 출연, 공동제작), 변영주(영화감독)

* 2월 12일(목) 18:00 <국풍>, <섬>, <그들도 우리처럼>, <출구> 상영 및 강연 후 
- 참석자: 김홍준(영화감독), 박광수(영화감독), 김수연(영화연구자)

[강연]
* 일시: 2월 6일(금) 16:00 <광장>, <부활하는 산하> 상영 후
- 강연자: 백문임(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연세영화패-프로메테우스 지도교수)
- 강연주제: ‘부끄러움’과 ‘찬사’의 집단창작, <부활하는 산하>

* 일시: 2월 7일(토) 13:30 <선생님 그리기>, <독주, 모래성>, <안전선> 상영 후
- 강연자: 백태현(경희대학교 학술연구교수)
- 강연주제: 1980-90년대 영화 문화의 또 다른 장소: 대학 영화 동아리의 실천과 기록

* 일시: 2월 12일(목) 18:00 <국풍>, <섬>, <그들도 우리처럼>, <출구> 상영 후
- 강연자: 김수연(영화연구자)
- 강연주제: 1980년대 초기 영화서클과 작은영화의 수행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