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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관소식 [뉴스레터] 한국영상자료원 복원 기초반 2강 | 2021.09.05 | 1958 |
![]() 한국영상자료원 복원의 정석 기초편 1강 ‘습식 인화기’에 이어 오랜만에 찾아왔습니다. 앞서 1강 말미에 예고했던 2강 ‘파주보존센터에서 은(silver)이 채굴된다고?’ 주제로 시작합니다! 2강 시작하기 전에 이전 1강을 보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 복원의 정석 기초편 1강 ‘습식 인화기’ 복습하기 파주보존센터에서 은(silver)이 채굴된다고? 파주보존센터에서 채굴사업도 하는 것도 아닌데 한국영화를 보존, 복원하는 곳에서, ‘은’이 왜 거기서 나오냐고요? 정확히는 파주보존센터의 현상소에서 소량의 은을 회수하고 있는데요. 이 곳에서 순도 97% 이상에 달하는 ‘지은(地銀)’이 필름 현상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어떻게 은이 나오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촬영 필름의 잠상을 시각화하기까지 ‘현상’이란 사진 화학적 기법에 의해 필름에 있는 은을 기계적, 화학적인 처리를 통하여 빛에 의해 노출되어진 잠상을 시각적인 이미지로 나타나게 하는 기법입니다. 사실 필름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필름의 종류, 구조부터 색과 빛에 대한 이해, 화학용액, 온도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이론 설명이 선행 또는 함께 언급하면 좋은데요. 이번에는 간략하게 필름 현상의 과정과 원리를 살펴보려 합니다. ![]() 위 이미지는 네거티브 필름을 현상하는 과정을 도식화하였는데, 현상의 전반적인 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우선 현상액이 잘 입혀지도록(필름 베이스 부분에 있는 할레이션 방지막이 제거되도록) 필름을 부풀리고(PreBath), 이것을 현상액에 넣게 되면 필름의 유제층에 있는 은 입자 중 빛에 노출된 입자가 화학 반응을 일으켜 이미지를 나타내게 합니다(Developer).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멈춘 뒤(Stop) 빛에 노출되지 않은 은 입자를 다음 단계에서 떼내기 쉽도록 가용성 이온으로 치환시킵니다(Bleach). 이후 정착액에 넣어 필름 내 존재하는 은을 제거함으로써 필름에 이미지를 정착시킵니다(Fixer). 이미지가 나타난 필름에 윤기를 주고 부드럽게 한 뒤(Final Rinse) 건조시켜 코팅을 합니다(Dry). 이렇게 현상된 필름은 원판 필름의 상태를 고려하여 모든 측면에서 품질 검사를 하게 되죠. 단순히 말하자면, 필름에 있는 은 입자를 빛(광선)의 노출 정도에 따라 색 정보를 입힌 후 은 입자를 제거하여 색 정보만 남기는, 이로써 이미지가 형성되는 과정입니다. 위 내용을 도형으로 표현한 이미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자료 출처 : 영상복원팀 김상휘 차장님)
세모를 은 입자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첫째 줄 Exposure 단계에서 빛에 노출된 은 입자는 점박이 세모로 보시면 됩니다. 그럼 반대로 점이 없는 회색 세모는 빛에 노출되지 않은 은 입자이겠죠? 두 번째 줄 Developer 단계에서는 빛에 노출된 은 입자가 현상액과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걸 볼 수 있어요. 왼쪽 흑백필름(B&W)에서는 점박이 세모가 화학 반응을, 오른쪽 컬러필름에서는 점박이 세모 주위에 화학 반응을 일으켜 색 정보가 입혀지는 걸 확인할 수 있죠. 컬러필름에서의 세 번째 줄 Bleach 단계에서 이제 빛에 노출되지 않은 은 입자를 잘 제거될 수 있도록 치환시켜 줍니다. 그리고 네 번째 Fixer 단계에서 은을 쏙 빼주면 색 정보만 남게 되어 우리 눈에 보이는 이미지가 나옵니다. ▲ 은입자 주변에 현상액과의 화학 반응으로 색 입혀지는 과정(Developer, 왼쪽 사진)과
은이 제거되고 색만 남은 현상 직후(Full Process, 오른쪽 사진) (자료 출처 : 영상복원팀 김상휘 차장님)
▲은이 제거되기 전과 후의 네거 필름 구조 비교 현상 과정에서의 은이 제거되기 전과 후의 컬러 필름 실제 모습입니다. 신기하죠? 이렇게 발생되는 은 회수량은? ![]() 앞에서 설명한 필름 현상 공정 중 발생하는 지은(地銀)은 은회수기를 통해 회수하고 있습니다. 은회수기 안에는 세척수와 둥근 원통형의 전기도금합판이 있는데, 아래 사진에서처럼 원통 합판에 하얗게 결정화된 지은을 수작업으로 긁어내어 회수합니다. 지은은 소량으로 발생하기에 2년마다 회수하며, 국가공인시험인증기관인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시료를 분석하고 매각하고 있습니다. 순도 97% 이상의 지은을 2020년에는 19kg, 2018년엔 12.6kg 회수했답니다! ![]() 여기서 하나 더 알려드리고 싶은 것! 필름 현상 공정에서 각 단계마다 다음 단계로 가기 전에 화학 용액이 섞이지 않도록 깨끗한 물로 세척시킨 다음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때 반드시 순도 높은 깨끗한 물이 필요한데, 자료원에서는 자체적으로 재구축한 정화 시설로 오염수를 2차례 정수하여 순환, 활용하고 있는 만큼, 환경 보호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2016년 영화진흥위원회 현상 장비를 이관 받아 공정 간소화, 무인시스템 확보 등 현대적으로 가감하고 자체적으로 재구축한 파주보존센터 현상소는 현재 국내 유일의 현상 시설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기반 구축에 그치지 않고 습식 광학 인화 등 고난이도 아카이브 기술 역량 또한 확보하고 있답니다. 오로지 후대가 영상 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도록 우수한 퀄리티로 보존, 복원하기 위해 책임의식을 갖고 임하는 필름 아카이브, 한국영상자료원! 멋지지 않나요? 이상 복원의 정석 기초 편 2강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에도 복원에 대한 알차고 흥미로운 주제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 ▶ 한국영화의 파수꾼, 파주보존센터 4분 소개 영상 보러가기 ▶ 한국영화 보존, 복원하는 작업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보세요.(Feat. 사사로운KOFA생활) - 흑백영화도 색보정을 해요? - 보존고에서의 시간여행, 80년 전으로 - 영자원 17년 차의 영화 음향 복원 체험기 - 이번에는 검수다! 디지털 시네마 검수에 도전! ▶ 파주보존센터에서 복원한 작품의 before & after를 보고 싶다면? - <지옥화>(신상옥, 1961) 복원 전후 보러가기 -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이두용, 1980) 복원 전후 보러가기 - <결혼이야기>(김의석, 1992) 복원 전후 보러가기 - <소름>(윤종찬, 2001) 복원 전후 보러가기 - 복원 전후 플레이리스트 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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