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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독일여성영화감독전

기간: 2019.08.20.화 ~ 09.01.일 |장소: 시네마테크KOFA

  • GV
  • 강연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독일여성영화감독전 대표 이미지

“요컨대, 여성이 도착한 그 어디에나, 아주 짧은시간에, 혼란과 충격 그리고 흥분되는 일만이 일어날 뿐이다" 헬케 잔더, “페미니즘과 영화”

여성감독이 만든 영화를 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분되는 일이다. 영화라는 대중매체가 발명된 지 1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영화현장에서 여성 영화인의 비율이 낮고, 여성 영화감독이 연출한 영화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독일영화사에서도 무성영화시기 오스트리아-헝가리출신 레온티네 사간과 로테 라이니거 그리고 아직도 논쟁적인 레니 리펜슈탈을 제외하고 여성 영화감독이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영화를 만들게 된 것은 1960년대 말이 되어서였다. 서독에서 1968년 학생운동, 여성운동과 뉴 저먼 시네마의 영향 아래, 공공기구와 영화학교의 도움을 받아 다수의 여성 영화감독들이 등장했고, 동독에서는 국가가 운영하는 포츠담-바벨스베르크의 영화학교와 DEFA(동독영화주식회사)의 스튜디오 시스템을 통해 여성 영화감독들이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2차 세계대전과 나치정권을 겪은 후 상이한 이념으로 나누어진 국가체제하에서 이들의 영화는 상실된 인간성을 되찾아가고자 하는 여정이었고, 오랜 가부장적사회에서 부딪치는 무수한 문제들- 본인의 경력과 육아, 가족, 피임, 배우자 혹은 파트너와의 관계-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었으며 불평등과 부조리한 사회를 좀 더 민주적이고 평등한 사회로 발전시키기 위한 행위였다.

베를린영화제 회고전 섹션을 맡고 있는 도이체 키네마테크와 주한 독일문화원과 함께 선정한 12편은 몽환적으로 연출된 에세이 필름에서, 자신의 잊고 싶은 과거를 카메라를 들고 찾아가는 다큐멘터리, 본인이 출연하여 직면하는 문제들을 보여주는 자기반영적영화,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가진 여성들을 인터뷰하여 그들의 기억으로 독일역사를 마주하는 다큐멘터리 등 스타일과 주제에 있어서 다양하지만, 이들의 문제는 단지 일개인의 사적인 영역에서 발로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영역에서 발생하며 이에 대한 해결책 역시 공적영역에서 집합적으로 찾아야한다는데 공통점이 있다. 또한 아직도 전쟁이 종료되지 않은 분단된 국가에 사는 우리에게 이들의 문제제기는 여전히 유효하며, 그래서 이 영화들을 보는 것이 적잖이 혼란스럽다. 그렇지만 1950년에서 1990년까지 극영화로 데뷔한 한국 여성영화감독이 단지 5명이라는 사실을 돌이켜 볼 때, 여성영화감독의 영화를 본다는 것은 역시나 흥분되는 일이다.
 
기간: 2019.8.20.(화) ~ 9.1(일)
장소: 시네마테크KOFA
주최: 한국영상자료원, 주한독일문화원, 도이체 키네마테크 
후원: 도이체스 필름 인스티투트 -필름무제움
부대행사: 
8월 23일 <독일자매> 상영 후 라이너 로터 도이체 키네마테크 원장 강의
8월 23일 <아홉 번의 삶을 사는 고양이> 상영 전 라이너 로터 도이체 키네마테크 원장 상영작 소개 
8월 24일 <잠금된 시간> 상영 후 지빌레 쇠네만 감독 관객과의 대화 
8월 25일 <운명인가> 상영 전 라이너 로터 도이체 키네마테크 원장 상영작 소개